함완식 “600승이라는 무거운 짐 털어 기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9일 05시 45분


통산 600승을 달성한 함완식 기수. 함 기수는 1998년 데뷔한 이래 4800회 이상의 기승 경험을 가진 베테랑으로 한국경마 사상 여덟 번째로 ‘영예의 전당’에 올랐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통산 600승을 달성한 함완식 기수. 함 기수는 1998년 데뷔한 이래 4800회 이상의 기승 경험을 가진 베테랑으로 한국경마 사상 여덟 번째로 ‘영예의 전당’에 올랐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포기를 모르는 남자’ 함완식 기수

2013년 낙마사고 딛고 600승 금자탑
“클린업천하 60kg 달고도 잘 달려줬다”


“599승의 함완식 기수, 600승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습니다.”

지난 24일 렛츠런파크 서울에 경마아나운서의 벅찬 멘트가 울려 퍼졌다. 순간 경마팬들은 술렁였다. 이날 열린 1등급 경주서 ‘클린업천하’와 호흡을 맞춘 함완식 기수(38·한국경마기수협회 서울)가 결승선을 200미터 남기고 역전에 성공해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통산 600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박태종, 문세영 등에 이어 서울 현역 기수들 중에서는 6번째 대기록. 지난해 12월19일부터 20일까지 연거푸 3승을 챙기며 통산 599승을 달성한 지 약 1개월 만이다. 그렇게 한국경마에 또 하나의 역사가 기록됐다.

● 통산 600승 함완식 기수는 누구?

함완식 기수는 1998년 데뷔 이래, 4800회 이상의 기승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현재까지 우승 600회, 준우승 594회, 3위 545회를 기록했을 정도로 기승술이 뛰어나다. 특히 2014년에는 농협중앙회장배를 비롯해 3개의 대상경주 우승을 거머쥘 정도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별명은 ‘꾸준함의 대명사’이다. 매년 성실한 노력으로 꾸준한 성적을 올린 덕분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하지만 그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2013년 222전 38승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을 무렵, 함완식 기수는 예기치 않게 낙마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왼쪽 견갑골이 부러졌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그럴 경우 왼쪽 어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사의 청천벽력 같은 말에 그는 수술을 포기했다. 대신 물리치료와 재활운동을 택했다. 뼈를 깎는 듯한 고통스런 3개월의 시간을 견뎌내고 나서야 비로소 렛츠런파크 서울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복귀전에서 화려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 영예의 전당에 8번째로 이름 올려


이 같은 성실함, 끈기 덕분에 함완식 기수는 지난해 영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선발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이전까지 가입돼 있는 기수는 박태종 기수를 포함해 서울, 부산경남에서 단 7명밖에 없다. 함완식 기수는 유현명 기수와 함께 8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영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우선 기수경력이 10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경주출전수도 3000회 이상이여야 하며, 이중 500승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최근 3년 이내에, 재정위원회로부터 30일 이상의 기승정지처분이나 그 이상의 제재도 받지 않아야한다.

이런 기본 요건을 갖춘 후에도 조교사 평가, 경마팬 평가 등 수많은 관문을 통과해야한다. 대신 전당에 이름을 올릴 시 포상금·기념패와 별도로 조교사 면허시험 시 학과시험과 실기시험 면제의 혜택이 주어진다.

통산 600승 고지에 오른 함완식 기수는 “‘클린업천하’가 60kg을 달고서도 잘 달려줘서 고맙다”며 “600승이라는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서 기쁘다.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으로 기쁜 소식들을 많이 전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격해 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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