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마운드, 불펜 중심으로

160km 던지는 차프만 영입 추진… 선발은 준척급 이와쿠마와 계약

‘꿩 대신 닭.’

팀의 총연봉을 줄여야 하는 LA 다저스가 방침을 바꿨다. 트레이드와 연봉 부담이 없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으로 2016시즌에 대비하겠다는 모양새다.

잭 그링키를 애리조나에 빼앗긴 다저스는 8일(한국 시간) 시애틀의 이와쿠마 히사시(34)와 3년 4500만 달러의 FA 계약에 합의했다. 이와쿠마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호투했던 오른손 투수다.

다저스는 이어 신시내티와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차프만(27·사진)을 받고 2명의 유망주를 주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차프만은 2016시즌 후 FA가 된다. 쿠바 망명객 차프만은 2010년 이후 강속구의 한계로 받아들여지는 100마일(160km)을 메이저리그 최다인 1694번이나 던졌다.

차프만 트레이드와 이와쿠마 계약은 다저스가 돈 보따리를 크게 풀 수 없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마운드 운용의 변화를 의미한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의 구상은 2016시즌 마운드는 월드시리즈 챔피언 캔자스시티처럼 불펜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다저스의 2016시즌 선발진에서 완투형 투수는 클레이턴 커쇼뿐이다. 류현진, 이와쿠마, 알렉스 우드, 브렛 앤더슨, 마이크 볼싱거 등은 모두 5, 6이닝 투수다. 야구는 10승 투수 3명으로도 20승 투수 1명을 이기지 못한다. 다저스의 의도는 그링키의 공백을 불펜으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다저스에는 켄리 얀선(28)이라는 특급 마무리 투수가 있다. 차프만이 가세하면 얀선은 8회 셋업맨으로 밀린다. 다저스로서는 7회를 맡길 투수만 확실하면 완벽한 불펜진을 구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두 달 전에 일어난 차프만의 총기 난사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히며 차프만의 트레이드는 일단 보류됐다.

다저스는 올 시즌 팀 방어율이 3.44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5위다. 커쇼와 그링키의 쌍두마차로 구축됐던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24로 2위였다. 하지만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3.91로 19위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패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정규시즌에서 캔자스시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34로 22위였다. 반면 구원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2.72로 2위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진의 위용이 더 막강했다. 디비전시리즈, 챔피언 결정전, 월드시리즈 등에서 불펜은 8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2.51로 팀을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