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영웅’ 윤성환 FA 대박 예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6시 40분


삼성의 우완 에이스 윤성환이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2승을 따내며 팀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큰 무대에서 강한 에이스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며 FA 주가를 한층 높였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삼성의 우완 에이스 윤성환이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2승을 따내며 팀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큰 무대에서 강한 에이스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며 FA 주가를 한층 높였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6차전 등판 13이닝 2실점 선발 2승
손가락 찢어지는 부상 통증 참고 호투
MVP 놓쳤지만 ‘빅게임 피처’ 가치 증명

삼성 윤성환(33)은 이번 한국시리즈(KS)에서 홀로 2승을 따내며 팀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선발로 낙점된 그는 중요한 2차전과 6차전에서 선발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 7이닝 4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6차전에서도 6이닝 3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총 13이닝을 던져 2실점 2자책점만 내주면서 방어율 1.38. 1차전 패배 후 등판한 2차전의 승리는 팀에 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3승2패로 앞선 6차전에서도 그는 넥센 타선을 무력화하며 상대에게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투구 도중 오른손 엄지손톱이 들리면서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피가 나는 가운데 통증을 참고 던진 그의 투혼은 동료는 물론 팬들에게도 감동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 팀의 2승 책임진 MVP급 활약

팀의 4승 중 2승을 책임졌다면 한국시리즈 MVP로도 충분한 활약이다. 예외가 있긴 했지만 역사적으로도 KS 선발 2승은 MVP 보증수표가 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KS에서 외국인선수 야마이코 나바로의 활약이 워낙 컸다. KS 최다홈런 타이인 4방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율 0.333(24타수 8안타), 10타점, 8득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윤성환은 “당연히 MVP는 못 받을 거라 생각했다. 욕심도 안 났고, 팀 우승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MVP에 뽑힌 나바로조차 “MVP는 윤성환이 받을 줄 알았다”고 했고, 류중일 감독도 “첫 경기를 패하고 작년처럼 홈에서 두 번 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윤성환이 2차전을 잘 막아줬다. 또한 승부가 만약 7차전까지 갔으면 밴헤켄에게 말려서 우승 놓칠 수도 있었는데 윤성환이 잘 끊어줬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2012년 SK와의 KS에서도 선발 2승을 올리고도 MVP가 되지 못하는 ‘예외 사례’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엔 1선발로 나서 1차전 승리와 2승2패 후 5차전 승리로 승부의 흐름을 삼성 쪽으로 끌고 와 우승으로 가는 다리를 놓았다. 당시 KS 2경기에서 총 11.1이닝 동안 1자책점으로 방어율 0.79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해 국내 무대에 복귀해 KS에서 맹활약한 이승엽에게 MVP의 영광이 돌아갔다.

● MVP는 못 탔지만 치솟은 FA 가치

윤성환은 ‘황태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KS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고 데일리 MVP에 오른 그는 이런 별명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알기로, 선동열 감독님 시절에 선 감독님이 나를 예뻐해 주셔서 팬들이 붙여주신 별명으로 알고 있다. 과분한 별명이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늘 제몫을 해내는 투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12승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삼성이 4년 연속 정규시즌-KS 통합우승을 달성한 데에는 윤성환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이제 그는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비록 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그는 이번 KS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 ‘꾸준함의 대명사’, ‘빅게임 피처’ 윤성환. 그의 몸값이 어디까지 뛸지 궁금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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