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양키스·보스턴 빠진 가을잔치의 주인공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일 06시 40분


■ ML 포스트시즌 전망

양키스-보스턴 동반 몰락 속 새 지역 라이벌 구도 이목 집중
다저스-에인절스·워싱턴-볼티모어 월드시리즈 맞대결 기대
오늘·내일 와일드카드 팀 결정전…ML 포스트시즌 본격 돌입
다저스, 세인트루이스와 리턴 매치…류현진 부상 회복 관건

메이저리그(ML) 30개 팀 가운데 10장의 가을잔치 티켓 주인공이 가려진 가운데 10월 1일(한국시간)부터 포스트시즌 혈투가 펼쳐진다. 올해는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의 탈락으로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바뀌게 된다. 지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 양키스가 3년 연속 WS 우승을 차지한 이래 2연패를 달성한 팀이 나오고 있지 않다.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1일 플레이오프의 서막이 오른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를 펼친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리그 승률 1위 LA 에인절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를 치르게 된다.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대결로 열린다. NL 승률 1위 워싱턴 내셔널스가 두 팀 경기의 승자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맞붙는다.

● 단골손님의 퇴장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27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양키스와 2004년에 86년간 이어져 온 ‘밤비노의 저주’를 풀면서 세 차례나 정상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가 가을야구를 펼치지 못한다. 두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가장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의 동반 몰락으로 포스트시즌 흥행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지역 라이벌들이 사이좋게 포스트시즌에 올라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LA 팬들은 다저스와 에인절스가 펼치는 사상 첫 프리웨이 시리즈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다저스타디움과 에인절스타디움의 거리는 40km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구단인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6년 동안 우승 갈증을 겪고 있다. ‘랠리 몽키’ 신화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던 에인절스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2년이다.

워싱턴과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팬층이 겹친다.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2004년을 끝으로 워싱턴으로 연고지 이전을 추진할 때 볼티모어 구단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 두 도시는 약 62km 떨어져 있다. 워싱턴은 전신인 몬트리올 시절까지 포함해도 월드시리즈 문턱도 가지 못했다. 볼티모어가 가장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것은 48년 전인 1966년이다.

● 도박사 전망

지난 시즌을 마치자마자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2014년 우승팀으로 다저스를 꼽았다. 정확하게 1년이 지난 현재 다저스는 여전히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남아있다. 9대2의 확률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인절스와 내셔널스도 다저스와 같은 확률을 배당 받았다. 정규시즌을 마쳐 20개 팀이나 추려졌지만 월드시리즈 패권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라는 뜻이다.

홈런 군단 볼티모어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6대1, 지난 시즌 준우승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7대1로 뒤를 이었다. 반면 와일드카드 진출팀인 오클랜드(10대1), 캔자스시티,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14대1)는 상대적으로 우승 확률이 낮게 책정됐다.

● 와일드카드의 반란?

와일드카드 제도는 1995년부터 도입됐다. 18년 동안 와일드카드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것은 무려 5차례나 된다. 플로리다 말린스(1997년과 2003년)와 애너하임 에인절스(2002년), 보스턴(2004년), 세인트루이스(2011년)가 반란의 주인공들이었다.

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와일드카드 팀이 이처럼 자주 정상에 오르자 2012년부터 룰을 바꿨다. 각 리그별로 와일드카드 진출권을 두 장으로 늘려 단판 승부를 거친 후 승률 1위 팀과 대결하게 만든 것. 디비전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사활을 건 승부를 펼쳐야 하기 때문에 각 팀의 에이스가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한다. 따라서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빨라야 3차전 이후에나 에이스를 투입할 수 있어 승률 1위팀에게 훨씬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팀이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한 것은 2012년 세인트루이스가 유일하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도 샌프란시스코의 벽에 막혀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 마운드 높이가 승부를 가른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마운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5전3선승제로 펼쳐지는 디비전시리즈에서 각 팀은 3선발 체제를 가동한다. 7전4선승제인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도 감독에 따라 다르지만 3명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15승 투수를 4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선발진이 가장 탄탄하다. 맥스 슈어저(18승5패, 방어율 3.16), 데이비드 프라이스(15승12패, 3.25), 저스틴 벌랜더(15승12패, 4.56)에 밀려 릭 포셀로(15승13패, 3.43)이 불펜으로 밀려날 처지다.

시속 100마일(161km)의 강속구를 던지는 겁 없는 신예 요르다노 벤추라(14승10패, 3.20)와 경험이 풍부한 제임스 실즈(14승8패, 3.21), 제레미 거스리(13승11패, 4.12)가 이끄는 캔자스시티 선발진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그렉 홀랜드(46세이브), 웨이드 데이비스(9승3패 3세이브 33홀드), 케빈 에레라(4승3패 20홀드)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메이저리그 최강이다. 세 투수는 모두 1점대 방어율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LA 에인절스, 볼티모어, 오클랜드는 두 팀과 비교해 선발 마운드가 다소 약한 편이다.

내셔널리그의 최강 마운드는 다저스가 아닌 워싱턴을 꼽을 수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조던 짐머맨을 위시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태너 로아크, 덕 피스터가 14승 이상을 따냈다. 10승을 올린 지오 곤살레스는 2012년 시즌 12승을 거뒀던 실력파다. 내셔널스의 셋업맨도 리그 최강 수준이다.

다저스의 강점은 확실하게 경기를 잡아줄 수 있는 클레이튼 커쇼(21승3패, 1.77)와 잭 그레인키(17승8패, 2.71)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깨 부상을 당한 류현진(14승7패, 3.38)이 실전 감각을 얼마나 빨리 찾느냐에 따라 올 시즌 농사가 좌우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다저스의 덜미를 잡았던 세인트루이스는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20승9패, 2.68)와 우완 강속구 투수 랜스 린(15승10패, 2.74)의 분전이 돋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지난 시즌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둬 고전이 예상된다. 결국은 3선발 싸움에서 시리즈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이밖에 와일드카드 진출팀인 샌프란시스코와 피츠버그는 선발진 무게감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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