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꿈까지 똑같은 ‘성아영-성나영 자매 복식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28일 06시 40분


쌍둥이 복식조 유봉여중 성아영-나영(왼쪽) 자매가 27일 전남 화순에서 열리고 있는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4 화순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화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쌍둥이 복식조 유봉여중 성아영-나영(왼쪽) 자매가 27일 전남 화순에서 열리고 있는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4 화순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화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유봉여중 성아영-성나영 자매 복식조

초5 때부터 호흡…亞주니어 우승 경력도
졸업 앞두고 복식 우승 ‘유종의 미’ 각오
“배드민턴이 좋다, 이기면 더 좋다” 투지

성아영-성나영(유봉여중·15) 자매는 배드민턴판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쌍둥이 복식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이력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이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미래 한국 배드민턴을 짊어질 유망주다. 작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15세 이하(U-15) 여자복식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강경진 주니어대표팀 감독은 “쌍둥이라 그런지 호흡이 좋다. 기대가 큰 어린 선수들이다”고 칭찬했다. 졸업을 앞둔 이들은 마지막 전국학교대항전인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2014 화순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노리고 있다.

● 화순 대회가 아쉬운 이유

27일 전남 화순 하니움스포츠센터에서 만난 두 소녀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전날(26일) 열린 중등부 여자 단체전에서 시흥능곡중을 맞아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치러진 제5경기에 나선 동생 성나영이 여자단식에서 0-2로 지면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녀는 “단체전 2회전(8강)에서 떨어졌다. 단체전을 그르쳐 여자복식에서 잘 해야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언니 성아영은 “유봉여고(춘천) 입학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대회다. 복식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복식에서 호흡을 맞췄다. 쌍둥이 자매라 호흡이 뛰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일상생활에선 서로 티격태격하는 여느 자매와 다를 바 없었지만, 배드민턴에서만큼은 달랐다. 진지하게 경기를 치렀고, 연습벌레였다. 둘은 “둘 다 못해서 서로 놀리고 가르쳐줄 실력이 안 됐다”고 웃었다.

성아영과 성나영은 각각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때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배드민턴을 했던 부모의 영향도 컸지만 먼저 배드민턴을 시작했던 맏언니 성길영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꿈을 키워나갔다. 성아영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배드민턴부를 줄곧 쫓아다녔다. 2학년 때부터 정식 입회해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쌍둥이 동생도 언니의 길을 따랐다. 중도 포기한 맏이와 달리 둘은 “끝까지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 연습이 많이 힘들지만 배드민턴이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 ‘이현일’ 같은 국가대표가 꿈

둘은 각각 장점을 꼽아달라는 물음에 “자신 있는 플레이가 전혀 없다. 둘 다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질문을 바꿔 배드민턴이 재밌는 이유를 물었다. 성아영은 “배드민턴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재밌다. 공치는 게 그냥 좋다.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면 더 좋다”고 앳된 표정을 띠었다.

이들은 이번 대회 그리고 먼 미래의 꿈을 위해 부단히 연습하고 연습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7시간 정도 연습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빡빡한 스케쥴에 성나영은 “취미는 자는 거다. 취침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고 말했다. 둘의 꿈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비는 것이다. 성아영은 “국가대표 이현일(MG새마을금고)을 좋아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잘 해서다”고 수줍게 말했다.

화순|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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