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구하기 ‘슈퍼 변론군단’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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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제프리 존스 변호사 등 동원 무료자문
소속팀서 훈련도 못하는 李, 외부와 연락 끊어

29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기 배드민턴 체육관. 다음 달 3일 화천에서 시작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둔 삼성전기 선수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도 훈련을 하고 있었다. 삼성전기 에이스 이용대(26)와 김기정(24)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국제배드민턴연맹(BWF)의 1년 자격 정지 징계로 팀 훈련조차 참가할 수 없게 됐다. 팀 숙소에 머무는 건 허용되지만 이용대는 28일 삼성전기 코칭스태프에게 “당분간 팀을 떠나 있고 싶다”고 말했다. 라켓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다.

권승택 삼성전기 총감독은 “용대가 크게 상심했을 텐데도 겉으로는 의연했다”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니 긍정적인 생각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용대를 위로하려고 ‘넌 역시 너무 잘생겼다’고 농담을 하니 ‘그러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가슴이 더 아팠다. 운동밖에 모르는 아이였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용대는 설 연휴가 끝난 뒤 팀에 합류해 팀, 협회 관계자들과 훈련 방법과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준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용대는 소속팀, 대표팀, 협회 등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용대의 징계 과정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도핑 회피를 처음 지적받았던 지난해 3월 28일 그는 반도핑기구에 사전 등록했던 태릉선수촌이 아닌 김천 춘계대회에 출전하고 있었다. 당초 27일 끝날 예정이던 대회가 하루 늦춰지면서 태릉선수촌에 갈 수 없게 됐는데 하필 그날 도핑 검사관이 태릉선수촌을 불시 방문한 것이다. 이용대로서는 억울한 순간이었다.

이달 초 코리아오픈에서 만난 이용대는 우승 부담이 무척 커보였다. 하지만 2연패를 노렸던 이 대회 8강에서 탈락한 그는 그 직후 출전한 말레이시아오픈에서도 4강 진출조차 못했다. 코리아오픈 직전 자신의 징계 사실을 통보받은 이용대가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분위기가 점점 안 좋게 돌아가는 걸 감지한 용대가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집중이 잘 안되는 듯했다”고 털어놓았다.

9월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로 병역 면제까지 노렸던 김기정도 이번 징계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김앤장 법률사무소 사회공헌위원회는 국내 최고 수준의 국제 중재 전문가를 동원해 CAS 제소를 앞둔 이용대와 김기정의 무료 법률 자문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삼성전기의 요청으로 김앤장이 구성한 태스크포스에는 ‘독도 세리머니’ 징계 위기에 놓였던 축구 선수 박종우를 변호한 제프리 존스 미국 변호사와 윤병철 박은영 국제중재팀 공동팀장 등이 포함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배드민턴#이용대#김앤장#제프리 존스#변호사#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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