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여배우 복서’ 이시영 태극마크… 편파판정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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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 김다솜 “KO로 못 이긴 제 잘못이죠”

여배우가 복싱까지 잘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이시영(31·인천시청)이 마침내 국가대표로 뽑혔습니다. 이시영은 24일 충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48kg급 결승전에서 김다솜(19·수원태풍체육관)에 22-20으로 판정승했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 경기 보셨습니까. 판정이 이상합니다. 누가 봐도 김다솜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경기인데 심판은 이시영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다솜은 오픈 블로 지적을 두 차례 받아 2점을 감점당하기도 했습니다.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낸 홍수환 씨에게 경기를 어떻게 봤는지 물었습니다. “시영이는 내가 키운 제자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어린아이(김다솜)한테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자꾸 이러니까 복싱 팬 다 떨어지는 거야. 이러는 게 시영이한테도 도움이 안 돼.” 홍 씨는 “누가 봐도 (시영이가) 진 경기”라고 했습니다. 홍 씨는 2년 전 이시영을 가르쳤습니다.

왜 이런 판정이 나왔을까요. 복싱 흥행 때문입니다. 얼굴 예쁜 여배우가 복싱을 잘해서 국가대표까지 됐다는 영화 같은 얘기. 바닥에 떨어진 복싱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있을까요. 이날 이시영의 경기를 지상파방송사가 생중계한 것만 봐도 이시영은 틀림없는 흥행 요소입니다.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출신 유명우 씨는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시영 선수가 이겼다는 걸 여기저기서 문자메시지로 알려 주더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많이 쏠린 경기였다는 얘기입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으로서는 이시영이 놓치고 싶지 않은 흥행카드일 수 있습니다.

이종석 스포츠부 기자
이종석 스포츠부 기자
고교 졸업 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대학 진학의 꿈도 잠시 접어둔 패자 김다솜은 어땠을까요. 한 권투 지도자는 “이렇게 져도 아무 말 못한다. 따지려면 운동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아무 말 못했습니다. “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다솜은 “KO로 못 이긴 제 잘못이죠. 죄송해요”라고만 했습니다.

복싱 흥행을 위해 승자와 패자를 바꾸는 것, 과연 맞는 걸까요?

이종석 스포츠부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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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이시영#편파판정#김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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