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전자랜드의 ‘바닥치기 세리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어이∼!”

프로농구 전자랜드 선수들은 최근 작전타임을 마치고 코트에 들어서면서 기합소리와 함께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치곤 한다. 다섯 명의 선수 모두 허리를 숙이고 손바닥이나 주먹으로 코트 바닥을 치면서 기합을 넣는 세리머니다. 게임이 잘 풀리지 않거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마다 펼쳐지는 전자랜드만의 의식인 셈이다. 리카르도 포웰 등 외국인 선수들도 세리머니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혼혈 선수 문태종은 허리가 좋지 않아 손으로 허벅지를 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세리머니를 주도한 주장 이현호는 “세리머니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끼고 있다. 특히 수비조직력이 더욱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바닥치기 세리머니를 바라보는 타 구단들의 반응은 ‘부담 반 부러움 반’이다. 통산 400승을 돌파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선두 SK보다는 정신력으로 무장된 전자랜드가 더 까다롭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전자랜드는 27일 인천 안방경기에서 고비 때마다 바닥치기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바꾸며 난적 모비스를 잡았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A구단 감독은 “고교 농구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우리 팀도 전자랜드의 정신력을 배워야 한다. 이제 와서 따라할 수도 없고…”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세리머니는 상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우리 팀 스스로 집중력을 가다듬기 위한 것”이라며 “강혁 이현호 등 고참 선수들이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역할을 잘해 주고 있어 정말 고맙다”고 칭찬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세리머니#프로농구#전자랜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