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 “즐겼다, 그리고 날 칭찬하며 던졌다”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1일 07시 00분


윤성환이 또 다시 삼성을 구했다. 윤성환은 SK와의 KS 1차전 5.1이닝 1실점 승리에 이어 2승2패서 다시 선발로 출격한 31일 5차전에서도 6이닝 1실점의 역투로 삼성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윤성환이 5차전에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윤성환이 또 다시 삼성을 구했다. 윤성환은 SK와의 KS 1차전 5.1이닝 1실점 승리에 이어 2승2패서 다시 선발로 출격한 31일 5차전에서도 6이닝 1실점의 역투로 삼성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윤성환이 5차전에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윤성환은 KS스타일

절묘한 제구에 커브·슬라이더도 ‘꿈틀’
5차전 6이닝 1실점 쾌투…KS서 2승
“든든한 불펜 믿고 신바람 나게 던졌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일찌감치 윤성환(31)을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즌 17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장원삼을 예상했지만, 류 감독은 시즌 9승에 머문 윤성환 카드를 내밀었다. 결과적으로 류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윤성환은 1차전 승리에 이어 시리즈의 분수령인 5차전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10월의 마지막 밤에 KS 2승을 수확하며 팀을 우승 고지 앞으로 끌어올렸다.

○KS 2승으로 날아오르다!

윤성환은 2004년 데뷔했지만 유난히 KS와 인연이 없었다. KS 무대에 선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성적 또한 지난해 SK와의 4차전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1실점하고 물러난 게 전부였다. 4-1로 앞서고 있었지만 팀 승리를 위해 정인욱으로 교체를 당했다.

자신에게 올해 KS 1차전 선발등판의 임무가 주어지자 그는 ‘나는 처음 나가는 투수다. 우리 강한 불펜만 믿고 앞에서 게임만 만들자’는 자기암시를 했다. 그리고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1차전에서 5.1이닝 4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1실점도 포수 이지영의 실책에 따른 것이어서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2번째 등판은 1차전보다 더 중요했다. 팀이 2승을 먼저 거두고 2연패를 당해 분위기와 흐름이 SK로 넘어가던 상황. 5차전까지 내준다면 삼성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속으로 ‘집중하자, 집중하자’만 되뇌었다. 3·4차전서 팀 불펜이 다소 흔들렸지만 불펜 동료들을 믿었다. 그의 투구는 절묘했다. 6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역투로 2-1 승리에 앞장섰다.

○컴퓨터 제구력과 공끝으로 승부하는 사나이

윤성환은 2경기에서 11.1이닝을 던져 1자책점(2실점)만 허용했다. 방어율 0.79다. 무엇보다 절묘한 제구력이 돋보였다. 이날 4사구는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2경기에서 단 1개의 볼넷뿐이다. 류중일 감독이 윤성환을 믿은 것도 결국 가장 안정적인 컨트롤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큰 경기일수록 선발투수는 안정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5차전에서 윤성환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에 불과했다.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스피드건에 드러나지 않는 공끝이 매섭다. 류 감독도 “일부러 타석에 들어서보면 윤성환은 다른 투수보다 볼이 더 많이 회전하면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 공끝이 살아 들어온다”고 평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듣는 커브를 갖고 있다. 슬라이더도 기막혔다. 윤성환은 2승으로 이제 유력한 KS MVP 후보로 등록됐다. 그리고 삼성은 3승을 선점하면서 KS 2연패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삼성 윤성환=정말 중요한 경기에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 1차전 때 보다 더 집중하고 스스로에게도 더 잘하고 있다고 말하며 던졌다. 1차전도 그렇지만 부담감은 없었다. 대신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초반에 점수를 주지 말자는 책임감을 갖고 던졌다. 매우 중요한 승부처였지만 감독님이 즐기라고 해서 정말 즐기면서 던졌다. 신문에 SK 기사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동료들과 함께 우리가 1위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하고 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