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뜸한 대물 신인… 줄어드는 몸값 대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즉시 전력감 신인 드물어… 톱10선수 계약금 감소세

경기 불황 등 예외가 있긴 하지만 샐러리맨의 연봉은 대개 해마다 오른다. 물가 인상 등의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도 마찬가지다. 2005년 7187만 원이던 국내 선수(외국인과 신인 제외)들의 평균 연봉은 올해 9441만 원으로 올랐다. 지난해(8704만 원)보다 8.5% 증가한 역대 최고 금액이다. 최고 연봉 선수의 몸값도 매년 올랐다. 지난해는 두산 김동주의 7억 원이 최고 연봉이었지만 올해는 한화 김태균의 15억 원이다. 삼성 이승엽도 8억 원을 받는다.

선배들의 몸값은 오르지만 신인들은 그렇지 않다. 신인 첫해 연봉은 모든 선수가 2400만 원으로 똑같기에 계약금이 바로 몸값이다.

신인들의 몸값은 KIA 한기주가 역대 최고인 10억 원에 계약했던 2006년에 정점을 찍었다. 전년도에 31억5000만 원이었던 신인 계약금 상위 10명 총액은 그해 33억3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07년 29억3000만 원으로 소폭 하락한 뒤 2008년 22억4000만 원까지 떨어졌고 2010년에는 17억2000만 원까지 폭락했다. 2006년의 절반밖에 안 된다. 지난해에는 ‘7억 팔’ 한화 유창식이 가세한 데 힘입어 24억 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 역시 2006년보다는 10억 원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아직 계약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신인들의 몸값도 크게 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윤형배가 전체 1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역대 5위에 해당하는 6억 원에 사인했지만 이미 계약을 끝낸 다른 구단들의 1라운드 지명 선수 계약금은 2억 원을 넘지 못했다. 1억5000만 원, 1억6000만 원에 계약한 구단도 있다. 후하게 계산해도(6억 원+2억 원×9명) 계약금 톱 10 총액이 24억 원을 넘지 못한다. 2006년에는 2억5000만 원 이상을 받은 선수가 6명이었다.

2010년 신인 몸값이 폭락한 것은 연고지 1차 지명 제도가 폐지되고 전면 드래프트가 실시된 게 가장 큰 이유다. 1차 지명 제도 아래에서는 일찌감치 구단이 낙점한 선수가 메이저리그 등에 진출하는 것을 막으려고 거액을 제시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 1차 지명이 부활해도 신인들이 예전과 같은 거액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LG 육성팀 정성주 차장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수준 차가 커져 예전과 달리 신인들을 바로 실전에 투입하기 어렵다. 진짜 거물급 신인을 빼곤 2억 원 이상을 받을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 오랜 경험을 통해 일종의 ‘시장 가격’이 형성되면서 신인들의 몸값 거품이 제거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대물 신인#몸값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