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26·하이트)과 유소연(22·한화)은 공동 선두로 18번홀(파4) 그린에 올랐다. 이들만이 순위표 꼭대기를 나눠 갖고 있었고 둘 다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누가 이기든 트로피의 주인공은 코리아 군단인 줄 알았다.
하지만 서희경은 버디 퍼트에 이어 1.2m도 안 되는 파 퍼트가 홀 오른쪽 벽을 맞고 튕겨 나왔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서희경을 꺾고 우승했던 유소연에게 다시 행운이 따르는 듯했지만 아니었다. 유소연의 버디 퍼트 역시 홀에 못 미쳐 꺾이더니 1m 퍼 파트는 너무 강해 홀을 외면했다. 둘 다 어이없는 3퍼트에 우승 기회를 놓치는 순간이었다.
12일 호주 로열 멜버른GC(파73)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호주오픈. 서희경과 유소연은 나란히 마지막 홀 보기로 최종 합계 3언더파를 기록해 다른 4명과 동타를 이룬 뒤 역대 최다 타이인 6명이 나선 연장전에서 패해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유소연은 지난주 유럽투어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 우승은 2차 연장전에서 유일하게 6m 퍼트로 버디를 낚은 왕년의 테니스 스타 페트르 코르다의 딸인 세계 랭킹 285위 제시카 코르다(19·미국)에게 돌아갔다. 단독 선두를 달리다 14∼16번홀에서 3연속 보기로 무너졌던 코르다는 장타를 앞세운 17번홀(파5) 버디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끝에 LPGA투어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아버지 페트르는 1998년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챔피언 출신으로 부녀가 호주와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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