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유재학, 15년만에 1순위 당첨… 명지대 가드 김시래 낙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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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도 오네요. 허허∼.”

유재학 프로농구 모비스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프로농구 최장수 사령탑인 유 감독이 3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맨 먼저 명지대 가드 김시래(178.4cm)를 낙점했다.

이날 모비스는 전년도 성적에 따라 SK, 오리온스, 인삼공사와 23.5%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다퉜다. 드래프트와 지독하게 인연이 없었던 유 감독은 지난해 여름 평창 휘닉스파크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다 처음 홀인원한 효과를 본 셈이다. 유 감독은 “홀인원을 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데 진짜 그런가 보다”며 미소 지었다.

김시래는 지난해 농구대잔치에서 명지대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득점, 어시스트, 수비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명가드 출신인 유 감독의 지도 속에 모비스 간판 가드 양동근과 탄탄한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격력 보강이 과제. 명지대 출신 최초로 1순위 영예를 안은 김시래는 “국가대표 동근이 형과 유재학 감독님이 계신 모비스에서 뛰게 돼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내 이름이 때가 온다는 뜻인데 오늘이 바로 그렇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3라운드 1순위로 대학농구 2부리그 경기에서 67점을 퍼부었던 장동영(목포대 2학년)을 뽑은 뒤 2군으로 166.5cm의 단신 가드 원지승(초당대), 고교생 양준영(신림고)을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2순위를 따낸 SK 문경은 감독대행은 나비넥타이로 멋을 낸 건국대 최부경(200cm)을 지명했다. 연세대 센터 김승원(202cm)은 오리온스에 합류했다.

왕년의 배구 스타 장윤창 씨의 아들인 연세대 장민국(198.6cm)은 1라운드 10순위로 KCC에 선발됐다. 초조하게 지켜보다 아들이 호명되자 가슴을 쓸어내린 장 씨는 “아들이 농구를 처음 할 때 KCC 허재 감독의 조언으로 갈 학교를 정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됐다. 허 감독과는 현역 시절 잘 알던 사이”라고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는 참가자 41명 중 19명이 1군 지명을 받아 46.3%의 지명률로 2009년(17명 선발·지명률 42.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팀마다 전역자가 대거 복귀하는 데다 5월 혼혈 선수 드래프트, 10월 신인 드래프트 등으로 취업난을 부추겼다. 2군 드래프트에서는 8명이 지명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백지수 인턴기자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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