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號, 소통은 힘이 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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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 당시부터 소통을 강조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은 물론이고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의 모든 직원과도 소통했다. 특히 식당 아줌마, 잔디 관리인, 경비원 등에게 인사를 안 하는 선수에게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대표팀의 경기력을 위해 노력하는 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으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며 항상 겸손하고 예의를 지킬 것을 주문했다. 선수들에게는 실력과 컨디션에 따른 객관적인 ‘베스트11 선발’로 신뢰를 얻었다.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 가수 노래 등을 공부해 세대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했다. 각급 대표팀 중 NFC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홍명보호’는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8강에 올랐다.

올림픽팀도 똑같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홍명보호의 자랑이다. 한때 성인 대표팀과의 갈등으로 제대로 된 선수 선발을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최강희 대표팀 감독과의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해 한껏 힘을 받고 있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홍정호(제주), 김민우(사간도스) 등 2009년 청소년 멤버인 ‘홍명보의 아이들’이 주축이 돼 21일 막을 내린 태국 킹스컵에서 우승했다.

올림픽팀은 태국(3-1 승)과 덴마크(0-0 무), 노르웨이(3-0 승) 등 다른 출전국은 성인 대표팀이 출전한 킹스컵에서 우승해 자신감이란 소득을 얻었다. 비시즌이라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출전해 얻은 의미 있는 성과다. 홍 감독의 소통과 신뢰의 리더십에 ‘다시 모인’ 선수들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낳은 결과다.

22일 귀국해 짧은 휴식을 취한 올림픽팀이 25일 다시 NFC에 소집돼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본격적인 항해에 나섰다. 올림픽팀은 이날 훈련을 한 차례 하고 밤 비행기를 타고 카타르 도하로 떠났다. 적응 훈련을 한 뒤 내달 6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A조에서 승점 7(2승 1무)로 오만(승점 4·1승 1무 1패), 카타르(승점 3·3무), 사우디아라비아(승점 1·1무 2패)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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