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신바람 뒤엔 □□□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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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07시 00분


KEPCO의 약진이 V리그의 화제가 되고 있다. 신춘삼 감독의 남다른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EPCO의 약진이 V리그의 화제가 되고 있다. 신춘삼 감독의 남다른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 신춘삼 감독 리더십
안젤코 영입 · 서재덕 레프트 기용 등 용병술 돋보여

2 모기업 한전의 물심양면
사장 먼저 배구 관람 솔선수범…선수 지원 대폭 늘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KEPCO의 약진이다. 2라운드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형성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배구인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KEPCO가 만년 하위권에서 멤 돌다가 올 시즌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 빛난 신춘삼 감독의 리더십

신춘삼 감독은 “2라운드까지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긴 풍선 효과”라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해결사 안젤코(29·크로아티아)의 과감한 영입을 통해 팀의 중심을 잡는데 성공하며 약진의 기틀을 다졌다. 또 현대캐피탈에서 트레이드된 센터 하경민과 임시형을 팀에 빠르게 적응시키며 높이의 배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고, 라이트 공격수였던 신인 서재덕을 과감하게 레프트로 기용한 전략도 성공적이었다. 왼손잡이인 서재덕을 레프트로 전환하는 것은 감독 스스로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대견하다”고 표현할 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

다행히 서재덕은 생소한 포지션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득점(10위)은 물론이고 블로킹(4위)과 서브(6위) 부문에서도 상위에 오르며 감독의 기대를 100% 충족시키고 있다.

당장의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한 선수기용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 신인왕 박준범 얘기다. 신 감독은 어깨 인대 부상을 입은 박준범을 무리하게 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재활에 더 신경 쓰며 리그 중반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이제 약간 틀을 잡은 느낌이다. 레이스를 길게 보고 조급해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 언제든 중하위권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 배구다. 다만 3라운드에서 박준범이 회복되고, 김상기(세터)가 더 좋아진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모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 몫

KEPCO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기업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단적인 사례로 한국전력공사 사장인 김중겸 구단주는 2라운드까지 홈경기에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직접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표이사가 배구단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직원들도 배구장을 찾기 시작했다. 매 경기 400∼500명 이상이 자율적으로 응원단을 조직해 응원에 나선다. 이처럼 180도 달라진 분위기에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KEPCO 박병준 사무국장은 “사내에서 배구가 모든 직원들의 공통 관심사가 되면서 배구를 통한 소통과 홍보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정말 큰 변화다”고 밝혔다.

관심의 폭 만큼 실질적인 선수 지원도 대폭 향상됐다. 각종 격려금은 물론이고 승리 수당도 이전과는 달리 프로구단에 맞게끔 현실화됐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구단주를 비롯한 전 직원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KEPCO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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