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시 붙자 소프트뱅크”… 프로야구 亞시리즈 결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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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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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결승 투런… 퉁이 제압

야구장에 들어서는 삼성 선수들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26일 무기력한 경기 끝에 일본 소프트뱅크에 0-9로 패한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평소 장난기 많기로 소문난 유격수 김상수는 “수치심 때문에 잠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대만 퉁이와의 아시아시리즈 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27일 대만 타오위안 인터내셔널구장의 삼성 더그아웃 분위기는 비장했다. 양 팀 모두 1승 1패를 거둔 상황에서 사실상의 준결승이기 때문이다. 이날 호주 퍼스를 4-0으로 꺾고 3승으로 결승에 선착한 소프트뱅크와 재대결하기 위해서도 승리가 절실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실망한 국내 여론을 잘 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겠다. 박한이 채태인을 타순에 전진 배치해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전 참패란 예방주사를 맞은 삼성이 퉁이에 6-3 역전승을 거두고 2승 1패로 결승에 올랐다.

출발은 삼성이 좋았다. 류 감독의 기대대로 박한이가 3회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올렸고 채태인도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보탰다. 삼성은 4회 진갑용의 1루 땅볼 때 박석민이 홈을 밟아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퉁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4회 1점을 뽑은 데 이어 6회 대타 궈쥔유가 구원투수 권혁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려 3-3 동점이 됐다. 1만2000여 대만 홈 관중이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퉁이 쪽으로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의 저력은 경기 막판에 빛났다. 해결사는 올 시즌 한국의 홈런왕(30개) 최형우였다. 8회 최형우는 구원투수 라이언 데이비드 글린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9회 1점을 더 보탠 삼성의 승. 선발 배영수는 5회까지 5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3-3 동점인 6회 2사부터 등판한 권오준과 오승환은 뒷문을 봉쇄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은 29일 타이중에서 소프트뱅크와 결승전을 치른다.

타오위안=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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