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찬호 vs 그런데 마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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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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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내년 복귀’ 허용 움직임… 야구 해설가들 엇갈린 전망

박찬호(38·전 오릭스·사진)의 국내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가 열린 문학구장을 방문해 복귀를 공식 요청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로 국민에게 희망을 줬고 올림픽 등에 참가해 국가 위상을 높였으니 한국에서 마무리하게 해달라”는 거였다. 9개 구단 단장이 참석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는 2일 박찬호의 내년 복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의논할 사장단의 KBO 이사 간담회가 8일 열린다.

○ 불혹의 박찬호, 내년 성적은?

박찬호는 내년에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 된다. 그가 국내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야구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선발로 적게는 8승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긍정론과 세계적 수준의 한국야구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박찬호가 내년에 두 자릿수 승수에 3점대 평균자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박찬호가 직구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경기 운영 능력은 여전히 좋다. 그의 공격적인 투구가 내년 프로야구를 재미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일성 KBS,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박찬호가 선발로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위원은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 투수인 만큼 노련한 투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양 위원은 “올해 4, 5월 일본에서 던졌던 것과 같은 예리한 변화구를 던진다면 9∼10승은 가능하다”고 했다. 국내 타자들이 변화구에 약점이 있어 박찬호가 유리할 거라는 얘기였다.

박찬호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효봉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박찬호가 마지막을 고국인 한국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실패하더라도 은퇴해 지도자생활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국내 타자들이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 박찬호가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준혁 SBS 해설위원 역시 “한국야구가 일본과 대등한 수준이어서 박찬호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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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 효과는 얼마나?

박찬호가 내년에 복귀하면 프로야구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승엽(오릭스)이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여기에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 친정팀 KIA 사령탑을 맡으면서 올해 680만 관중을 동원했던 프로야구는 700만∼800만 관중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다.

○ 복귀는 찬성하지만…

실행위원회에서는 박찬호가 한국을 빛낸 메이저리거인 만큼 국내 복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한화가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신인 지명권까지 갖는 데 대해선 이견이 있었다. KBO 규약에 따르면 1999년 이전에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박찬호는 한양대에 재학 중이던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했기 때문에 한화를 제외한 다른 구단의 양해를 얻어야 한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모든 구단이 박찬호가 내년에 한국에서 뛰는 것에 동의했다”며 “2007년 송승준(롯데) 채태인(삼성) 최희섭(KIA) 등이 특별 지명된 만큼 한화도 박찬호를 특별 지명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신인 지명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A구단 단장은 “박찬호의 복귀는 찬성하지만 신인 지명권 부분은 논란이 될 수 있다. 박찬호에게만 특혜를 주는 건 안 된다”고 했다.

박찬호의 국내 복귀라는 큰 밑그림은 그려졌다. 하지만 ‘코리안 특급’의 예외 조항을 놓고 각 구단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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