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쿠웨이트] 대표팀 3無 ‘풀지 못한 숙제’

수비 조합…빠른공격에 번번이 뚫려
백업 부족…돌발변수 대처능력 미흡
리더 부재…경기 조율할 중심축 없어

쿠웨이트전을 통해 본 조광래호 과제

조광래 감독의 한국대표팀이 7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쿠웨이트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1승1무로 쿠웨이트와 동률이 됐지만 골 득실차에서 5점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조광래호는 이번 원정에서 전반 8분 박주영(아스널)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20분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승리를 놓쳤다. 쿠웨이트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통해 대표팀이 개선해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흔들리는 수비조직력

지난달 한일전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수비조직력이 크게 흔들렸다. 경기 내내 수비라인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쿠웨이트의 빠른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들에게 번번이 뚫렸다. 중앙 수비수 이정수와 홍정호는 빠르고 몸싸움에 능한 최전방 공격수 유세프 나세르에게 2번이나 완벽한 득점찬스를 내줬다.

다행히 정성룡의 선방 덕분에 실점하지 않았다. 왼쪽 풀백 홍철은 오른쪽 윙포워드 파하드 알 레네지에게 속수무책으로 측면 돌파를 허용했다. 후반 7분 알 레네지의 측면 돌파에 의해 한국은 실점했다.

2일 레바논과의 경기는 상대가 수비에 치중하는 바람에 수비에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쿠웨이트전에서는 수비 전체가 흔들렸다. 수비조직력과 전술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부족한 돌발 상황 대처능력

대표팀은 오른쪽 풀백 차두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된 이후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효과적으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김재성이 대신 나섰지만 조 감독이 원하는 전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 감독은 차두리가 예상치 못한 부상을 입자 경기를 운영하려던 계획이 꼬였다. 지동원이 후반 30분 이후 완전히 지쳐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지만 교체할 수 없었다. 발목이 좋지 않은 구자철을 김정우와 바꿔줬어야 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떨어지는 이유는 멀티플레이어가 없는데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과 전술이해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멀티플레이가 있다면 부상자가 나왔을 때 교체카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또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크지 않아야만 대표팀이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리더의 필요성

위기상황에서 팀을 안정시켜줄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다. 이는 한일전에서도 지적됐던 부분이다. 쿠웨이트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은 뒤 전반 20분까지는 경기를 지배하며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후반 20분이 넘어가면서 상대에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준 뒤 다시 찾아오지 못했다. 비록 원정경기였지만 이럴 때 다시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도록 팀을 안정시키고, 선수들을 이끌어줄 리더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광래호는 박지성(맨유)의 대표팀 은퇴 이후 줄곧 리더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주장 박주영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리더십이다. 박주영이 개인 성격상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역할을 대신할 경험 있는 리더가 나와야 한다.

쿠웨이트시티 ｜ 최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