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삼진보다 맞혀 잡는게 더 쾌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5일 07시 00분


두산 토종투수 16년만에 3년연속 10승
변화구 자신감…마음 비우니 잘되더라

3년 연속 10승, 전신 OB를 포함해 두산 토종투수로는 무려 16년만의 기록이다. 본인은 늘 손사래를 치지만 이제 ‘에이스’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23일 문학 SK전에서 승리하며 10승 고지를 밟은 두산 김선우(34)에게 올해 잘 나가는 이유를 들어봤다.

24일까지 김선우의 평균소화이닝은 6.2이닝이다. 13승(6패)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지난해도 28경기에 나가 154.2이닝(평균 5.2이닝)을 소화했지만 올해는 22경기에 벌써 135.2이닝이다. 내용도 훌륭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2번이 그 방증이다. 그도 “올해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속구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데 지금은 맞혀 잡으면서 더 오래 던지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 이닝을 볼 7∼8개로 매조지 했을 때 삼진 잡는 것만큼 쾌감이 있다”며 “선발이라면 맞혀 잡는 것을 추천한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다.

하지만 맞혀 잡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빠른 볼이 주무기였던 투수. 그러나 지난해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변화를 시도했고 올해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이제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지난해가 시험단계였다면 올해는 안정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마음을 비운 게 도움이 됐다. 그는 “상대전적이 어땠는지, 몸 상태가 어떤지, 기록이 뭐가 걸려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내 할 일만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선다”며 “잘 하려고 욕심을 내다가 더 망가지는 경우가 있더라. 기록이란 것도 내 뜻대로 되면 좋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지 않나. 기록관리도 성격상 안 맞는다. 내가 던져야할 상황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문학 | 홍재현 기자(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사진 | 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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