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윤석민 “3루는 내 운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일 07시 00분


김동주 1루 전향으로 이원석과 2파전
장기 방망이에 수비도 안정 주전 야심

“제 라이벌은 김동주 선배님이 아니라 (이)원석이에요.” 두산 윤석민(26)이 주전 3루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0-7로 뒤진 4회 대타로 출장해 투수앞 내야안타로 출루해 팀 첫 득점에 성공하더니 다음 타석이었던 7회 1사 후 솔로홈런을 때려내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문제로 지적됐던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31일 사직구장. 전광판에는 윤석민, 이름 석 자가 선명히 적혀있었다. 실력으로 얻은 18일 만의 감격스러운 선발출장이었다. 그는 경기 전 “그동안 주전으로 뛰지 못해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찬스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스프링캠프 때 범상치 않은 타격감을 보이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발보다는 대타 출장이 더 많았다. 5월 31일부터 꾸준히 선발로 기용됐을 때 12경기에서 타율 0.425의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김동주, 이원석에 밀려 주전자리를 확실히 꿰차지 못했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좋아졌다. 김동주가 1루로 전격 이동하면서 3루수 경쟁이 2파전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한때 ‘리틀 김동주’라고 불렸던 그도 “내 라이벌은 김동주 선배님이 아니라 지금 3루에서 뛰고 있는 원석이”라며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수비를 안정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망이도 물론 잘 쳐야 하지만 벤치에서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잘 하려고 하기보다는 평범한 볼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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