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오늘 운명의 밤… 최종 프레젠테이션 준비 한창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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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하는 감동 안기자” 영어원고 달달 외워

“감동의 드라마로 마지막 표심을 잡아라.”

이명박 대통령과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 등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대표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때 아닌 영어 개인교습에 한창이다. 영어 원고를 외우는 것은 물론이고 발음 교정까지 받고 있다.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6일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선보일 최종 프레젠테이션(PT) 준비 때문이다. PT는 개최지 결정 투표 직전에 IOC 위원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후보 도시를 알리는 자리다. 부동표의 향방을 좌우하는 주요 이벤트다.

평창 유치위는 2일 더반에 도착한 뒤 매일 실전을 방불케 하는 PT 리허설을 하고 있다. 상세한 내용은 다른 후보 도시가 차용할 가능성이 있어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윤곽은 나왔다.

최종 PT에는 8명의 발표자가 단상에 오른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은 첫 번째로 등장해 행사 진행을 맡는다. 이어 조양호 유치위원장, 이 대통령, 김진선 유치 특임대사, 문대성 IOC 위원, 박 회장, 김 선수, 한국계 미국 스키 선수인 토비 도슨 순으로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다.

평창의 PT는 2010년, 2014년 대회 유치 때와는 다른 주제를 택했다. 당시 남북통일과 이산가족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IOC 위원들로부터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번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겨울스포츠 약소국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내걸었다.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겨울스포츠가 취약했던 한국에서 피겨 정상에 오른 과정을 소개하면서 평창 겨울올림픽이 ‘제2의 김연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스키 모굴 동메달리스트 토비 도슨은 유치위의 깜짝 카드. 미국에 입양된 그는 스키 모굴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친아버지를 찾았다.

김진선 특임대사는 강원도지사 시절 겨울올림픽 유치에 2번 실패한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IOC 위원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현지 리허설을 참관한 관계자는 “연습인데도 발표자와 참관자 모두 울컥하는 대목이 많았다. 일부 눈물을 흘리는 발표자도 있었다”고 했다.

평창 대표단 8인은 6일 오후 7시 5분(한국 시간) IOC 총회에서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에 이어 마지막으로 PT 무대에 선다. 이들은 IOC 위원을 상대로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감동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더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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