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그는 승부조작 설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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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일 07시 00분


브로커·선수 개인적으로 직접 접촉
외부 위협 없이 기획…檢 구속영장
수사 진행되면 혐의자 더 늘어날 듯

군 검찰이 1일 K리그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김동현(상주 상무·사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동현은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혐의 ▲소속 팀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브로커들과 선수들을 연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병장 계급의 김동현은 9월21일 전역 예정이지만 유죄가 확정되면 구속 및 실형 기간은 군 복무기간에서 제외된다. 김동현은 작년 초부터 승부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직접 스폰서를 구한 김동현

김동현이 직접 승부조작을 기획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동현이 외부 위협을 받고 승부조작을 의뢰받은 게 아니라 직접 스폰서를 구해 활동했다는 것이다.

김동현은 사건이 불거진 4월6일 컵 대회 대전-포항, 광주-부산 2경기에 앞서 대전과 광주 선수들을 가담시키기 위해 스폰서의 도움을 받았고, 여기서 구한 돈을 대전 미드필더 박상욱과 광주 골키퍼 성경모에게 전달해 양 팀 선수들을 매수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대전 일부 선수들은 돈을 받았지만 광주는 거의 매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이 시도한 방식은 합법 베팅인 프로토다. 홈경기의 승·무·패 등 경기 결과만 맞히면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이는 최소 2경기에서 10경기까지 중복 베팅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일부 복권 점주 등도 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 경기에 베팅을 했던 A씨는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김동현은 조폭의 위협을 받아 동료들을 매수한 게 아니라 직접 돈 줄을 쥐고 이번 게임들을 메이드(made)했다”며 “단 시간에 큰 돈을 끌어와야 했고, 한 차례 베팅 제한 금액이 10만 원이라 복권 방들이 사전에 여럿 섭외돼 있었다. 여기에 참여치 못한 일부 복권 방 점주가 제보해 이번 사태가 불거진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브로커의 브로커

김동현은 브로커에게 주변 동료들을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른 바 브로커의 브로커 역할인 셈이다. 이에 따라 김동현이 수사 과정에서 입을 열게 되면 그 파장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수사가 종결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김동현이 연루된 선수들의 이름을 밝힐 경우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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