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피 흘리면 '사고'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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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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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은 피를 흘리는 날, 대형사고를 친다. 박지성의 피는 그에게 '나는 당신의 에너지'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박지성은 13일 새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8강 2차전 대 첼시전에서 선발출장, 팀을 4강으로 인도하는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이로써 박지성은 다시 한번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임을 증명했다.

이날 박지성은 중앙 및 왼쪽 미드필더였던 평소와는 달리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진가를 인정받은 셈이다.


박지성은 전반 21분, 첼시 수비수 존 테리와의 공중볼 다툼에서 충돌하여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피는 왼쪽 눈가에서 뺨을 타고 목까지 흘러내렸다. 하지만 박지성은 잠시 지혈한 뒤 다시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다.

그리고 후반 33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역이용해 상대 수비진의 뒷공간으로 스며들어 멋진 왼발 발리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맨체스터는 전반 43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32분 디디에 드로그바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맨유는 박지성의 발끝에 의해 구원받았다. 동점골을 허용한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의 어시스트를 받아 챔피언스리그 통산 자신의 4번째골이자 팀을 4강으로 이끄는 득점을 올렸다. 긱스는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면서 노장이 죽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3월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경기에서도 피를 흘린 바 있다. 후반 15분 멋진 헤딩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리버풀 수비수 글렌 존슨의 발에 왼쪽 귀 부근을 가격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지성의 수훈으로 이 경기를 승리함으로써 당시 맨유는 아스널로부터 리그 1위를 되찾았다. 이 골은 지난 12월 박지성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골’로 선정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활동범위가 넓고 큰 경기에 강하다. 그의 경기에서는 항상 열정적인 투혼이 빛난다. 그리고 피를 흘리는 날은 ‘일’ 낸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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