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KIA 나지완, 5타점쇼!…발목통증도 잊은 ‘불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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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7시 00분


혹독한 동계훈련에도 부상으로 부진
“하지만, 경기 뛰는 것만으로도 기뻐”
타박상 꾹 참으며 마침내 타격 부활

나지완. 스포츠동아DB
나지완. 스포츠동아DB
#8일 잠실. 나지완(사진)은 퉁퉁 부은 오른손 중지에 테이핑을 하고 있었다. 나지완은 오른손 손바닥 통증으로 개막전 엔트리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여기에 오른손 중지 부상까지 입었다.

그러나 2011년은 나지완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0년 타격 부진과 무릎 부상으로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이 물거품 됐고 입대까지 고민했지만 “명예를 되찾고 군대에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조범현 감독의 권유에 팀에 남았다. “괜찮나?”라는 질문에 “너무나 고맙게도 손가락과 손바닥이 아프지만 송구와 타격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올해는 자리가 정말 좁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한 경기라도 더 뛰고 싶다”고 말했다.

#9일. 나지완은 두산 이혜천의 타구에 왼쪽 발목을 맞았고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숙소로 돌아간 나지완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약 2개월 이상 결장할 수밖에 없는 부상. 지난 겨우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컸다.

#10일. 나지완은 정확한 복귀 시점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다. CT촬영결과 미세골절이 아닌 단순 타박 진단을 받았다. 뛸 뜻이 기뻤다. 나지완은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왔다. 야구장에 있다는 것,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12일. 광주 넥센전. 나지완은 상대 선발 김성태를 상대로 2회말 무사 1루에서 우월 2점 홈런을 쳤다. 2-0으로 앞서가는 선취점.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김상현 대신 5번에 서서, 4번 최희섭이 볼넷으로 나간 뒤 터진 홈런으로 기쁨이 더 했다.

그리고 4-2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 나지완은 다시 이보근을 상대로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 펜스 앞에 떨어지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날렸다. 최근 불펜이 난조를 보이고 있는 팀에 확실한 승리를 안겨주는 사실상의 결승타점이었다.

나지완은 이범호, 김주형의 가세로 캠프부터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해왔다. 이건열 타격코치의 조언으로 타격폼을 더 간결하게 바꾸는 대신 배트를 더 무거운 920g으로 바꾸면서 정확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경기 후 나지완은 “아직 발목이 조금 아프지만 다른 타자들이 너무나 잘해주고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타격폼과 그립을 바꾸면서 연습 타격 때도 홈런 대신 라인드라이브가 많이 나온다. 정확히, 가볍게 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는데 홈런까지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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