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6일 만의 1위, LG 무엇이 달라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17시 01분


LG가 달라졌다. LG는 지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11일 현재 5승 2패로 SK와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LG가 1위에 오른 것은 1997년 이후 14년, 날짜로 따지면 5016일 만이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LG는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팀이라고는 볼 수 없는 LG의 달라진 점을 살펴본다.

● 트레이드 잔혹사는 이제 그만

최근 몇 년간 LG만큼 트레이드에 실패한 구단은 없었다. 2009년 KIA로 트레이드한 김상현은 그해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며 KIA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LG는 지난해 SK와의 대형 트레이드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SK에서 데려온 박현준은 올해 2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3일 두산전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9일 한화전에선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역시 SK에서 온 윤상균도 8일 한화전에서 '괴물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4회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선규 역시 중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용병 잔혹사는 이제 그만

지난해 1선발로 데려온 곤살레스는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짐을 쌌다. 이처럼 LG가 8년 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용병 농사에 실패했기 때문.

하지만 올해 데려온 두 외국인 투수들은 기량 면에서 이전과는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160km의 사나이' 리즈는 2경기에 등판해 1승을 챙겼다. 2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져 '이닝 이터'의 역할도 해냈다. 변화구와 제구력이 좋은 주키치 역시 2경기에서 1승을 수확했다. 두 투수 모두 선발 한 축을 든든히 맡아주면서 팀의 투수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 모래알 팀워크는 이제 그만

모래알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팀워크도 살아나고 있다. 승리를 거듭하면서 팀 분위기에서 신바람이 느껴진다. 이병규, 조인성, 박용택 등 베테랑 선수들과 정의윤, 서동욱 등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엿보인다. 3일 두산전에서 정의윤이 4안타를 치며 선전했다면 한화와의 3연전에서는 이병규와 박용택 등이 연일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부상 중이던 토종 에이스 봉중근과 중심 타자 이택근이 조만간 합류하게 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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