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마라톤 샛별’ 정진혁 “이상형은 박보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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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 82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로 깜짝 2위를 한 정진혁(21·건국대)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풀코스 세 번째 도전 만에 2시간10분 벽을 깬 그를 가리켜 육상계는 황영조-이봉주-지영준(코오롱) 이후 끊길 위기에 처했던 한국 마라톤의 계보를 이을 재목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아니었다면 2시간 7, 8분대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마라톤 샛별의 등장에 각종 언론 매체로부터 섭외가 몰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1일 특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대인배 기질

한국 마라톤의 10년을 이끌 될 성 부른 떡잎이란 평가를 받은 정진혁은 대인배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비가 기록에 악영향을 끼쳐 아쉽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항상 좋은 조건에서만 뛸 수는 없다.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악착같이 달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이십대 초반답지 않은 신중한 어조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상금으로 뭘 하고 싶은가'는 질문에 "지금까지 기록 욕심만 있었지 돈 욕심은 없었다. 이제부터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마라톤의 매력에 대해선 "노력한 만큼 반드시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자극제 지영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대표팀 숙소에서 국내 현역 랭킹 1위(2시간8분30초) 지영준과 한 방을 썼던 에피소드도 밝혔다. 정진혁은 "처음에 한 방을 쓰게 됐을 때 '아 저 사람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구나'라고 신기해했는데 지금은 친형 같다. 훈련뿐 아니라 자기 관리에서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황규훈 건국대 감독은 "영준이가 실력은 한 수 위지만 45km 거리주 때 진혁이가 먼저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서로 좋은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내 이상형은 박보영

나이답지 않은 차분함을 보여준 정진혁이지만 이상형을 묻자 쑥스러운 듯 이내 얼굴을 붉혔다. 그가 어렵게 밝힌 이상형은 영화 '과속 스캔들'의 주인공인 동갑내기 박보영. 정진혁은 "화려하지도 튀지도 않은 순수한 모습이 좋다. 지금도 만나고 싶지만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뒤 한 번 만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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