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나의 힘!”…악바리 오재원이 사는 법

  • Array
  • 입력 2011년 1월 20일 07시 00분


“난 늘 부족하다…휴식은 사치일 뿐”
마른체형 등 약점 극복 혹독한 채찍


“체력이 약해서, 수비가 허술해서, 변화구가 약점이어서….”

두산 오재원(26·사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스타일이다. 스스로 “야구를 못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악바리처럼 달려들게 된다. 2011시즌을 위한 담금질이 어느 누구보다 혹독한 이유다.

키 185cm에 몸무게 75kg. 일명 ‘스키니 몸매’다. 주위에서는 “몸매가 좋다”고 칭찬하지만 그에겐 오히려 “속모를 소리”다. 워낙 마른 체질이다 보니 남들이 1시간30분 정도 투자할 때 기본 2∼3시간은 웨이트트레이닝장에 붙어있어야 한다.

비시즌 때 아무리 근육을 다져놔도 시즌만 돌입하면 쉽게 체중이 빠진다.“나는 다른 선수들의 뱃살이 부럽다. 기본 체격에서 나오는 힘을 따라잡을 수 없다. 남들보다 2∼3배는 더 노력해야 다른 선수들과 동일선상에 설 수 있다”는 푸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타석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투수들은 “집요하다”고 혀를 내두르지만 힘이 약한 단타형 타자이기 때문에 ‘무조건 5구 이상은 던지게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력 있게 볼을 커트한다. 변화구에 잘 속는 약점이 있어 벤치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수비 역시 늘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경기가 끝나면 피로가 구름처럼 몰려온다.

그래도 오재원에게 ‘휴식’이라는 단어는 사치다. 부족한 게 많아 남들보다 더 뛰고 덜 쉬어야한다.

지난해 만점활약으로 올 시즌 주전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저 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더 받을 것 같다”고 했다.

목표도 50도루. 도루가 “시즌 내내 꾸준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스트레스’를 원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록 난 약하지만 승리를 향한 파이팅만은 매일 야구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오재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