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뇌물스캔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2월 1일 07시 00분


외신 “하야투 FIFA부회장 등 3명 연루”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관련된 뇌물 스캔들이 또 터졌다. 9월 매표 행위를 하다가 언론에 발각돼 FIFA 집행위원 2명이 자격정지를 당한데 이어서 나온 대형 스캔들이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 3명이 과거 뇌물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BBC는 시사고발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3명의 FIFA 집행위원이 유명 스포츠 마케팅 회사 ISL로부터 1989년부터 1999년 사이에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신문 타게스-안차이거와 독일 신문 쥐드도이체 차이퉁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ISL은 2001년에 파산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의 히카르두 테이셰이라 브라질축구협회장, 파라과이의 니콜라스 레오스 남미축구연맹(CONMEBOL) 회장, 카메룬의 이사 하야투 FIFA 부회장 겸 아프리카축구연맹(CAF·사진) 회장 등 3명의 집행위원이 뇌물을 받았다.

이 문건에는 175차례에 걸친 뇌물 수수 목록이 적혀 있으며 액수는 총 1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세 명의 집행위원은 물론 FIFA도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18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코앞에 둔 시점이어서 FIFA가 이들의 투표권을 박탈할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스캔들이 투표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를 놓고 유치 신청 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친한파 하야투 FIFA 부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달갑지 않다. 그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국제 축구계의 대표적인 친한파다.

하야투 부회장은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몽준 FIFA 부회장과 FIFA 개혁을 위해 의기투합해 2002년 FIFA 회장선거에 출마하기도 했고, 2002년 월드컵 유치 때도 한국을 지지했다.

한국 유치위 쪽에서는 이번에 하야투 회장을 비롯해 세 명의 아프리카 집행위원이 가진 표가 한국으로 올 것으로 기대해 왔다.

테이셰이라 브라질 축구협회장과 레오스 CONMEBOL 회장 등 남미 출신 집행위원들은 일본과 가깝다. 하지만 과반수 득표 국이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를 하기 때문에 일본이 일찌감치 탈락하면 이들도 한국에 표를 던질 잠재적 지지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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