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 첫 금, 10대들이 해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23일 07시 00분


박정환-이슬아, 혼성페어 정상…중국선수 순서 착각으로 행운승

한국 바둑의 차세대 기수들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대회에서 당당히 첫 금메달을 따냈다. 남녀 10대 기사 박정환(17)과 이슬아(19)가 짝을 이뤄 광저우아시안게임 혼성 페어에서 금맥을 터뜨렸다.

박-이조는 22일 광저우기원에서 열린 혼성 페어 결승에서 중국의 셰허-송룽후이조와 289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반집승을 거뒀다. 계가 결과 1집 반을 뒤졌으나 대국 도중 중국의 여자선수 송룽후이가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도 돌을 놓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벌점 2집을 받은 덕에 극적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4위 결정전에 나선 최철한(25)-김윤영(21)조도 대만의 저우쥔신-미싱햄조를 1집반차로 따돌리고 동메달을 보탰다. 한국 바둑은 첫 종목부터 기분 좋게 금메달과 동메달을 휩쓸어 남자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전망도 밝게 했다.

8일 광저우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결단식 때 ‘얼짱 기사’로 눈길을 끈 이슬아는 고교 1년 때인 2007년 4월 정식 프로기사가 됐다. 입단 당시부터 남다른 패션감각과 귀여운 외모가 눈에 띄었던 이슬아는 외유내강의 승부사다. 입단 전 한때 연구생 2조 8위로 전체 48명중 20위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1년 만에 20계단이나 수직상승한 저력의 소유자다. 입단 첫해 정관장배 세계여자대회 한국대표로 선발돼 본선에서 승승장구했고,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선 동갑내기 라이벌 김미리 초단과 이민진 5단 등을 따돌리고 1위(42승19패)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정환도 이창호, 이세돌에 못지않은 천재 기사로 주목받고 있다. ‘돌부처’ 이창호(14세 1개월)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인 14세 10개월 만에 프로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천원 타이틀을 획득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이창호를 쓰러뜨리며 십단전 2연패에도 성공했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