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에게 2010년은 '호사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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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8일 2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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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선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기성용 선수. 동아일보 자료사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기성용, 차두리(이상 셀틱).

잉글랜드 또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 가운데 한 명만 제외하고는 주전으로 뛰며 영양가 있는 활약을 펼쳤다. 그렇지 못한 선수가 기성용이다.

지난 시즌 도중 이적한 기성용은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자신을 영입한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뒤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팀 내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 8월 한 달간도 정규 리그에서 한 번도 선발로 나오지 못했다. 기성용은 "선수가 경기에 뛰지 못하면 굳이 팀에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기회가 된다면 이적도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랬던 기성용의 입지는 두 달 만에 180도 달라졌다. 기성용은 28일 스코틀랜드 퍼스의 디아미드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 존스턴과의 리그 컵대회 8강 방문 경기에서 차두리와 함께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팀의 3-2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경기 내내 프리킥을 전담으로 맡았다.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경기를 조율하며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공을 세웠다. 상대 수비와 골키퍼에 걸리는 바람에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못했지만 첫 2골은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이런 활약에 기성용을 보는 팀의 시각도 달라졌다. 기성용의 광저우 아시아경기 한국 대표팀 합류를 약속했던 셀틱은 갑자기 차출 거부를 통보했다. 기성용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뜻이다. 기성용의 에이전트 측은 "셀틱에서 기성용을 대표팀에 보내주기로 구두로 약속했지만 이를 뒤집었다. 기성용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차출에 응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전했다. 기성용의 빈자리는 윤빛가람(경남)이 메우게 됐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출전이 불발된 기성용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잠이 안옵니다"며 "2010년은 정말 날 힘들게 하는구나"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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