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마라톤, 간이식 극복 10km 완주 최병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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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0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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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최병룡 씨(70)의 유일한 희망은 간 이식 뿐이었다. 아들 최종규 씨(33)가 자청해 자신의 간 64%를 떼어 아버지를 살렸다. 2004년 15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새 삶을 얻은 최 씨는 걷기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3월부턴 달리기까지 가능해졌다. 결국 10일 하이서울마라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0km 완주의 감격을 맛봤다.

최 씨는 "수술 직후엔 많이 걷는 것도 의사가 말렸다. 불가능한 일이 이뤄져서 말 할 수 없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 씨의 아내 정최희 씨(63)도 "수술대에 들어갈 때만 해도 함께 걸을 수 있기만을 빌었는데…"라며 감격에 겨워했다.

이날 마스터스 마라토너 데뷔 식을 치룬 최 씨에게 달리기 말고도 거르지 않는 일 하나가 있다. 바로 자신이 수술을 받았던 삼성 서울병원을 방문해 간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것. 한국간이식협회 감사로 활동 중인 최 씨는 "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국내에만 300명이 넘는다.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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