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기구 챔프 김주희 그녀의 땀은 달콤했네

이종석기자 입력 2010-09-13 03:00수정 2015-05-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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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아, 1개 남은 WBC타이틀 이르면 내년에 도전”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아요.” 한국 여자 프로복싱의 간판 김주희(24·거인체육관). 한쪽 눈이 시퍼렇게 멍들어 퉁퉁 부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김주희가 12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주제스 나가와(23·필리핀)와의 라이트플라이급 4개 기구 통합 타이틀전에서 난타전 끝에 2-0 판정승을 거뒀다. 잦은 불운으로 두 번이나 세계 타이틀을 반납한 그는 이번 승리로 다시 4개의 챔피언 벨트를 한꺼번에 허리에 둘렀다. 이로써 김주희는 6개 기구 타이틀을 석권한 세계 유일의 여성 복서가 됐다.》
2006년 엄지발가락 골수염 뼈 절단→IFBA 타이틀 반납→2007년 WBA 챔프 등극→스폰서 못구해 반납→작년 3개기구 통합챔프→2010년 9월 12일 4개기구 통합챔프, 女복서 첫 세계 6개기구 석권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사업 실패의 충격으로 아버지가 쓰러지는 걸 보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체육관을 찾으면서 권투와 인연을 맺은 그가 4개 기구 통합 챔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복싱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김주희는 오른 엄지발가락 골수염으로 2006년 11월 발가락 뼈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을 했던 의사로부터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건 무리”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기를 듣기도 했다. 이 수술로 방어전을 제때 치르지 못한 그는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타이틀을 반납했다. 당시만 해도 김주희가 다시 링에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땀이 달게 느껴진다”고 할 만큼 지독한 연습벌레이자 독종으로 알려진 김주희는 보란 듯이 일어섰다. 2007년 8월 사쿠라다 유키(일본)를 TKO로 꺾고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발가락 수술 후 9개월 만이다. 그러나 불운은 또 찾아왔다. 그는 피땀 흘려 따낸 WBA 타이틀을 지난해 6월 또 스스로 내놓고 만다. 방어전을 치르는 데 필요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서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6월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KO승으로 건재함을 알린 뒤 지난해 9월에는 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 3개 기구 통합 타이틀전마저 승리로 장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보유하고 있던 3개 기구 타이틀 방어전에 더해 세계복싱연맹(WBF) 챔피언 결정전까지 걸린 경기에서 승리하며 6개 기구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당분간 승리의 기쁨을 즐길 만도 하지만 김주희는 “이르면 내년에 세계복싱평의회(WBC) 타이틀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WBC는 여자 프로복싱 7개 기구 중 김주희가 챔피언 벨트를 둘러보지 못한 유일한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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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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