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멀리…장타가 장땡!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2월 1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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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공략 바꾼 ‘그루브 룰’
드라이버의존도 커졌기 때문. 스핀 → 거리 무게중심 이동
최경주, 비거리 14야드 증가 양용은도 6야드 이상 늘어나

2010년 클럽 시장의 화두는 ‘스핀’으로 시작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아이언과 웨지에 기존 U자형의 그루브(클럽페이스 면에 파인 홈)를 사용할 수 없다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했다. 홈이 직각으로 파인 U자형 그루브는, V자형에 비해 많은 스핀을 만들어 내 먼 거리에서도 그린 공략을 쉽게 했다.

○멀리 치고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 공략

갑자기 바뀐 규정으로 선수들은 새 클럽에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올 시즌 처음 대회에 나온 필 미켈슨은 1일(한국시간) 끝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 20년이나 된 웨지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규정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이런 낡은 웨지를 들고 나올 이유는 전혀 없다.

새로운 규정은 선수들의 코스 공략 방법도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해와 달라진 가장 큰 변화는 드라이버의 의존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멀리 쳐 놓고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식이다. 아마추어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프로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SBS챔피언십과 소니오픈에 연속 출전했던 양용은(38)의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는 지난해보다 6야드 이상 증가했다. 작년 291.3야드였던 양용은의 평균 비거리는 올해 297.8야드로 늘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한 클럽 정도 짧은 아이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최경주(40)는 전혀 딴 사람처럼 바뀌었다. 최경주는 지난해까지 장타와는 거리가 멀었다. 평균 비거리는 280.1야드에 불과했다. 150위권이다. 그러나 올해 확 달라졌다. 파머스 오픈 이전 2개 대회에서 평균 294.6야드를 날렸다. 무려 14야드가 증가했다. 두 클럽까지도 여유 있는 선택이 가능한 변화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 출전했던 최경주는 “드라이버 샷 거리가 많이 나면서 아이언 샷도 쉽게 할 수 있고 덩달아 버디 기회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새로 바뀐 그루브 규정을 뛰어 넘기 위해선 멀리 치는 장타가 답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비거리 논쟁’ 다시 불지폈다

프로들의 변화는 아마추어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그루브 규정에 제한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멀리 쳐야 유리하다’는 비거리 논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드라이버 시장에서 빠지지 않았던 성능이 방향성이다.

이를 위해 클럽메이커는 관성모멘트(MOI) 증가에 힘을 쏟았다. 헤드의 체적을 키우고, 사각형으로 만드는가 하면 심지어 육각형 모양의 헤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시즌에 맞춰 각 클럽메이커들이 내놓은 드라이버를 보면 정확성 보다는 비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에서 2월 중 출시 예정인 버너 슈퍼패스트와 R9 슈퍼 TRI 두 가지 모델은 모두 비거리 증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탄도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이 적용됐지만 모두 비거리 증가를 위한 옵션이다. 투어 프로가 요구하는 최상의 성능으로 만들어진 나이키골프의 빅토리 레드 STR-FIT 역시 여러 가지 성능 중 반발력 상승이 가장 눈에 띈다. 헤드의 반발력이 높을수록 비거리 증가에 효과적이다. 캘러웨이골프도 2월 중 장타에 초점을 맞춘 디아블로의 후속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야마하와 던롭 등은 이미 새 제품을 내놓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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