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트레이드? 김인식-김성근의 상반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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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7시 00분


한화 김인식 감독(사진 왼쪽)과 SK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김인식 감독(사진 왼쪽)과 SK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30일 KBO 이사회에서 분납금 납입과 배분 형식을 놓고 대타협이 이뤄지더라도 곧 히어로즈 사태의 종료는 아니다. 고개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바로 다음 단계로 ‘히어로즈의 선수세일을 용인할지, 한다면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또 그 기준은 무엇인지’가 KBO 앞에 첩첩산중처럼 산적해있다.

해법으로는 큰 줄기에서 두 방향이 거론된다. 하나는 KBO가 개입하는 ‘연착륙 유도론’이고, 다른 하나는 히어로즈의 ‘자력갱생론’이다.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야구계의 의견이 갈라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야구계의 어른으로 통하는 SK 김성근 감독과 한화 김인식 고문의 관점도 엇갈린다.

김 감독은 ‘이런 식의 히어로즈 트레이드는 안 된다’는 원칙론을 강조한다. 히어로즈를 그렇게 만신창이로 만들 것이면 애당초 현대 사태 당시 ‘7개 구단 체제로 가자’는 주장이 있었을 때 반대한 명분이 유명무실해진다고 봤다. 쌍방울 감독 시절, 장기를 매매하는 심정으로 선수를 빼앗긴 사무친 경험이 있기에 더 그런 듯했다. 이 맥락에서 김 감독은 KBO의 액션에 주목했다. “새 인수구단 물색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 고문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히어로즈처럼 운영하는 구단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의 다양성 측면에서 히어로즈의 독자적 경영방식을 존중할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다.

히어로즈가 분납을 완료하면 더 이상 KBO가 개입할 수 있는지는 논란거리다. 월권이자 재산권 행사의 침해란 지적도 가능하다. 이 맥락에서 KBO의 내년 운영계획서 요구는 히어로즈를 언짢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선수세일은 히어로즈에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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