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규 뺀 원섭 톱타자’ 카드 안먹히네…

조범현 선발 타순 대폭 조정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 DB

KIA 조범현 감독은 4차전에서 선발 타순을 대폭 조정했다. 3차전까지 줄곧 톱타자를 맡았던 이용규를 빼고 그 자리에 2번으로 나섰던 김원섭을 전진배치했다. 3번에 최희섭, 4번에 김상현을 놨고 5번엔 이종범을 배치했다.

이종범을 1·2차전에서 6번에 기용해 톡톡히 재미를 봤던 조 감독은 3차전에서 3번 이종범 카드가 별 소득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이용규의 제외. 이용규는 3게임에서 9타수 2안타, 3볼넷 1사구 2득점을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조 감독은 “그동안 성실히 훈련했지만, 장기간 (부상으로)결장해서 그런지 아무래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다. 말은 안 했지만 마땅한 왼손 대타감이 없는 현실도 이용규 제외의 한 배경이다.

조 감독은 그러면서 9번 이현곤 타순에 주목했다. 공격력을 강화해 게임 초반 선취점을 뽑기 위한 타순 변경이지만, 만약 하위타선에서 공격이 시작할 경우 이현곤에게 실질적인 톱타자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음도 고려했다. 이현곤이 1번 역할을 해주면 최희섭은 평소처럼 4번, 김상현은 5번에 배치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조 감독은 많은 변수를 놓고 게임 흐름을 생각하며 타순 변경을 시도했는데 초반에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른 손목이 좋지 않아 3차전에 결장했던 2번 장성호가 1회와 3회 잇달아 병살타로 게임 흐름을 끊었으니 말이다.

조 감독은 결국 0-2로 뒤진 5회말 수비 때 선두타자 정상호가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하자 이용규를 투입했다. 좌익수 장성호를 빼고, 이용규에게 중견수를 맡기며 김원섭을 좌익수로 이동시켰다.

문학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