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김경문 “홈팬에 진 빚 KS서 갚을게요”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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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경문 감독은 12일 오후 3시 선수들 훈련시간에 맞춰 잠실구장에 나타났습니다.

깔끔하게 사복을 입은 모습도 오랜만인데다, 사우나에 들러 머리도 단정하게 다듬어서인지 하루 전 패배의 아픔을 찾아보긴 힘들었습니다. 적어도 외관상으론요.

그러나 어디 사람 마음이 그런가요. 김 감독은 “어제 게임 끝나고 전화기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기저기서 위로주 산다는 연락이 많이 왔더라”며 “어차피 감독이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겠느냐. 그래서 연봉 많이 주는 거 아니겠느냐”고 쓴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김 감독은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불현듯 “무엇보다 홈 팬들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제일 마음에 걸린다”고 했습니다.

원정에서 두 게임을 잡고, 홈인 잠실로 돌아왔지만 다시 2연패. 더구나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SK와의 한국시리즈까지 합하면 SK전 가을잔치 8연패라는, 잠실구장 최악의 성적이 마음에 걸렸나 봅니다.

“어제 같은 게임에서 이겼다면 홈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줄 수 있었을텐데…. 그런 게임에서 이겨야 팬들이 또 야구장을 찾으실텐데…”라고 수차례 아쉬움을 내비치더군요.

김 감독은 그러면서 “5차전은 우리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굳은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분위기가 SK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올 시즌 마지막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떠올렸습니다. ‘그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스스로에 대한 주문을 거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홈 팬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 김 감독. 그가 SK와의 5차전을 이기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팬들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을까요. 운명의 5차전은 바로 오늘입니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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