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캡틴] 완장하나 찼을 뿐이라고? “NO”

  • 입력 2009년 10월 1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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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싼 선수다. 언젠가 그 로드리게스가 앙숙인 보스턴전 타석 때, 시비를 일으켰다. 위협구가 화근인 듯한데 로드리게스의 얼굴을 보스턴 포수는 마스크를 쓴 채 미트를 낀 손으로 밀어버렸다.

이 장면은 미국의 스포츠전문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커버사진으로 대서특필됐다. 로드리게스가 굴욕을 당한 ‘죄목’은 상대가 보스턴의 ‘캡틴’ 제이슨 배리텍임을 몰라봐서였다.

실제 여론은 밉상 로드리게스에 한방 먹인 캡틴 배리텍의 카리스마에 우호적 여론을 형성했다.

위키피디아 사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캡틴은 단 3명밖에 인정되지 않고 있다. 배리텍을 비롯해 양키스의 데릭 지터,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폴 코너코가 그 면면이다. 일본엔 한신의 가네모토가 캡틴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배리텍의 유니폼엔 캡틴의 약자인 C가 새겨져 있다. 아이스하키에서 유래된 것인데 롯데 홍성흔도 두산 주장 시절 C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었다.

캡틴(주장)은 감독, 코치와 선수들의 가교다. 얼핏 ‘완장하나 찼을 뿐’으로 비치지만 그 무게감은 상상 이상이다. 롯데 조성환은 “주장만 아니었으면 올해 너무 아픈 데가 많아 시즌을 접었을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SK는 위기상황에서 신임 주장 김재현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19연승을 일궈냈고, 두산은 김동주의 카리스마를 김경문 감독부터 신뢰한다.

주장은 팀의 흐름을 낚아채 선수들을 분발 혹은 진정시키는 위치이기도 하다. 말발이 먹히려면 성적도 탁월해야 된다. 감독이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다.

준플레이오프는 롯데 조성환-두산 김동주 양 캡틴의 대결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1차전은 조성환이 4타수4안타를 쏟아냈다. 2차전에선 김동주가 2타수2안타 1볼넷 1사구로 100%% 출루했다. 두산-롯데는 분위기의 팀이다. 캡틴 의존도가 큰 양 팀의 속성상, 3차전 이후도 조성환-김동주가 팀 사기를 좌우할 풍향계일 수밖에 없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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