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퇴장·퇴장·퇴장 황선홍의 긴 한숨

  • 입력 2009년 9월 21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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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얼굴은 붉게 달아 올라있었다. 부산은 이날 2명이 연달아 퇴장당한데 이어 감독과 수석코치까지 벤치에 못 앉는 수모를 당했다. 일단, 황 감독이 12일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해 2경기 출전 정지를 당하면서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경기 직전 황 감독은 “이제 별의별 경험을 다 합니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은 채 관중석으로 올라갔지만 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부산은 후반 10분 주장 서동원이 2번째 경고로 퇴장당한데 이어 후반 27분에는 주승진이 상대 이광재에게 마치 가위차기를 하듯 거친 태클을 범해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영철 주심은 이에 강력하게 항의하던 부산 강철 수석코치에게도 퇴장 명령을 내렸다.

1경기에서 감독, 수석코치, 주장이 모두 퇴장당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부산은 1-3으로 패했고 이 후유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앉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포항과의 컵 대회 결승에서 1-5로 완패한 뒤 황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주장 서동원이 후배들을 독려해 가까스로 분위기를 추스르고 경기에 나섰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또한 감독과 수석코치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대패를 안긴 포항을 26일 또 다시 홈에서 만난다.

황 감독은 “상대에게 위해를 가하라 지시한 적도 없고 선수들 역시 그런 마음은 아니었다”고 제자들을 감쌌다. 그러나 “지도자가 된 뒤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는 한숨 섞인 말에서 보듯 프로 감독 2년 차인 황 감독의 지도력이 혹독한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전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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