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근 감독은 12일 LG전을 지휘할 기분이 안 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감독의 원칙에 비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무기한 실격선수 처분 징계를 받았던 정수근을 사면한 전후 맥락이 납득이 안 갈 수밖에.
김 감독은 “정수근은 잘된 일”이라고 입을 뗐지만 “정수근의 FA 계약이 취소돼서 다시 계약을 해야 하는데 왜 롯데 선수인가?”라고 물었다.
FA계약이 백지화 됐으면 자유계약선수여야 되고, 아니면 롯데가 이전 계약을 계승하는 것이 합당한데 왜 KBO가 롯데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렸느냐는 지적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한 나라의 야구총재인데 똑바로 일했으면 좋겠다. 사무총장도 4개월 공백이다. 새 총재가 와서 한 일이 뭐가 있나?”라고 작심 토로했다. 정수근 사면을 건의한 상벌위원회가 KBO 내부기구인 것부터가 문제라고도 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매스컴이 ‘와∼’ 하면 KBO는 그냥 살려주는 곳인가? 기사 썼다고 KBO가 흔들리나? 무게가 있어야지”라고 언급, KBO의 무원칙 인기영합주의를 성토했다. 허탈한 듯 “(야구판) 재밌다. 이젠 물의를 일으켜도 박탈(제재) 못 하네”라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