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IB스포츠, 김연아 관리 갈팡질팡

  • 입력 2009년 5월 9일 07시 19분


스폰서 행사땐 꼬박꼬박 연아 내몰더니

공항인파 탓 출국장 취재제한 원성 빗발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캐나다 출국을 이틀 앞둔 8일 오후. 각 언론사에는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가 보낸 이메일이 도착했다.

10일 오후 전지훈련지 토론토로 떠나는 김연아의 출국 기자회견에 일부 매체만 참석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취재를 ‘허가’ 받은 매체는 지상파 방송 3사와 케이블 뉴스전문채널, 그리고 한 통신사. 지면이나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도하는 수십 개의 매체들은 통신사의 소스를 ‘공유’하는 게 좋겠다는 통보였다.

하지만 진짜 웃기는 것은 ‘취재 제한’에 대한 변명이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독감과 관련해 공항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데 대해 일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때문에 김연아의 인터뷰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공항 의전실에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과장을 섞어 표현하자면, 김연아의 입국과 출국 때 얼굴 한 번 보겠다고 몰려드는 팬들을 잠재적인 ‘바이러스 보균자’로 취급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전부터 IB스포츠는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두 기능인 ‘홍보’와 ‘선수 보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김연아가 홍보가 필요 없는 특급 스타로 성장한 이상, 선수의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이들의 역할일 터.

하지만 지금 김연아가 갖고 있는 ‘희망 아이콘’으로서의 이미지는 스스로 열심히 훈련해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이 크다.

IB스포츠는 단지 이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데만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 언론사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부랴부랴 ‘모든 매체의 취재가 가능하다’고 입장을 선회하긴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

또 선수의 ‘안전’을 우선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더라도, 대처방식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다.

김연아가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스폰서 관련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시켜 수많은 인파 앞에 내보냈던 게 바로 매니지먼트사다. “고객의 인기로 이득을 취했다면 그만큼 체계적이고 공정한 관리가 필요한 게 인지상정.

그 ‘고객’이 김연아 같은 대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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