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지 또 한국신 ‘5cm의 비밀’

  • 입력 2009년 4월 23일 11시 44분


여자 장대높이뛰기 4m 35cm기록

훈련바 눈금 5cm 낮게 몰래 조정

비밀의 바(Bar)와 선의의 거짓말이 세계선수권 출전권 획득의 비결이었다.

임은지(20·부산연제구청·사진)는 22일 안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3회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여자부 장대높이뛰기에서 4m35를 뛰어넘어, 3월26일 대만국제대회에서 세운 자신의 한국기록(4m24)을 경신했다. 세계선수권출전B기준기록(4m35cm)을 통과한 것은 한국여자장대높이뛰기 사상 최초. 장대 입문 14개월 만에 일군 쾌거였다.

임은지는 “훈련 때도 4m30까지밖에 못 넘어봤다”고 했다. 하지만 임은지를 지도하고 있는 김세인(36) 코치는 “이미 훈련에서 4m35까지는 넘었다”면서 “실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을 뿐”이라고 했다. 선수와 지도자의 이야기가 달랐다.

부산구덕운동장에는 아직 임은지 조차 모르는 비밀이 숨어있다. 임은지는 평소 덤벙대는 성격. 실전에서는 파이팅이 좋지만, 쉽사리 산만해지기도 한다. 김 코치는 임은지를 위해 꾀를 냈다. 훈련 바의 높이를 5cm 낮게 조정해 놓은 것이었다. 눈금은 분명 4m30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4m35cm. 김 코치는 “실전에서, 바가 낮아 보이기 때문에 긴장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임은지가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얻었다. 김 코치는 2002아시아육상선수권 은메달리스트. 10년 간 국가대표로 활약한 노하우로 ‘5cm의 비밀’을 만들어냈다. 임은지는 “올 해까지 4m70(2008베이징올림픽5위권기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훈련 때는 4m65만 넘으면 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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