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필드 오브 드림] 벼락스타들의 두갈래 길

  • 입력 2009년 4월 14일 08시 27분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각광을 받은 투수 중에 올 시즌 묘한 시선으로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이런 선수들은 주로 두 부류다. 첫째는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갑자기 좋은 성적과 함께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고, 그 다음은 평범한 경력의 투수가 급부상하며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경우다.

올 시즌의 경우라면 아메리칸리그의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리블랜드의 클리프 리가 후자일 것이고, 전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콜 해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을 꼽을 수 있다.

리는 2005시즌 18승에 3.35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후 2년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특히 2007시즌에는 6점대의 방어율로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제외되는 수모까지 겪었지만 지난해 22승 3패의 성적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도 시즌 첫 2경기 선발 등판에서 모두 패배하며 9.90의 방어율을 보이고 있다. 연승 행진으로 시작한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해멀스의 경우는 더 심각할 수 있다. 1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전력이 있어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별로 없었다는 결정적 단점이 있었다.

그나마 2007년 183.1이닝 소화가 최다 이닝이었는데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서 262.1이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일반적으로 젊은 투수일 경우 전년도 대비 총이닝수가 15% 이상 증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과거 부상 전력을 감안하면 상당한 무리가 예상됐고 시즌 첫 등판에서 실제로 해멀스의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에 그쳤다. 스프링 트레이닝의 부상 여파도 걱정거리다.

2006년 프로 입문과 동시에 2007시즌 바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린스컴 역시 지난해 227이닝을 소화했다. 작은 체격으로 타 팀이 마무리 감으로 생각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미래의 에이스로 지목했고, 이미 데뷔 2년 만에 에이스로 등극했지만 몸을 꼬는 독특한 투구폼으로 인해 그를 바라보는 걱정스러운 시각이 많다.

물론 이런 길이 반드시 부상으로 이어져 선수생활을 아쉽게 조기에 마감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로이 오스왈트다. 오스왈트는 빠른 공을 던졌지만 작은 체격으로 인해 23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2001년 14승을 거둔 이후로 8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거두며 굳건히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투수의 이닝과 투구수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들이 제2의 마크 프라이어가 될지, 오스왈트가 될지는 시즌이 끝나야 판단이 설 것이다. 그 이후로도 수년간 이들에 대한 검증의 시기를 거치면서 이 논란은 지속이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잉 보호가 아닌 아낌의 미학은 이들을 꾸준히 보고 싶어하는 팬들에게는 또 다른 서비스라는 것이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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