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첫판 패배가 보약”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노장 추승균 27점 투혼… 동부 대파 ‘승부원점’

10일 동부의 라커룸에는 알록달록 정성껏 색을 칠한 계란 꾸러미가 눈에 띄었다. 12일 부활절을 맞아 한 복지단체에서 보낸 것으로 이날 KCC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을 치르는 동부가 이기기를 기원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부활이 절박한 쪽은 KCC였다. 패하면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리기 때문이었다.

승리가 절실했던 KCC가 공격과 수비의 조화를 앞세워 동부를 102-85로 누르고 1승 1패로 팽팽한 균형을 맞췄다. 3차전은 12일 오후 3시 KCC의 홈인 전주에서 열린다. 양 팀 최다인 27점을 터뜨린 추승균은 “힘들지만 녹용, 장뇌 등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KCC의 분위기 메이커로 떠오른 조우현은 3점슛 4개를 앞세워 14점을 넣었다.

당초 KCC는 강병현과 신명호의 부상 결장으로 가드진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정의한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허재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1차전에서 9득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정의한은 2차전에서도 20분만 출전하고도 동부 표명일을 3점으로 막으며 5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정의한은 2007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선수 생명이 끝날 뻔했으나 동부 전창진 감독이 연습생으로 받아들인 뒤 KCC로 트레이드됐다. 정의한은 “내게 기회를 준 전 감독님이 늘 고맙다. 이젠 KCC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동부는 평소 강점이던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지며 전반에만 이미 50점 이상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적으로 공격만 하려고 했다. 이런 식이면 하루 종일 경기를 해도 이길 수 없다. 정신 자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KCC 칼 미첼(15득점)은 동부 웬델 화이트와 거친 언쟁을 벌이다 경기 막판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퇴장당한 뒤 야유를 보내는 동부 홈 팬을 향해 손을 목에 대는 제스처를 해 더욱 거센 야유를 받았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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