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4차전 득실? 대표팀 40만달러 잃고 휴일 얻고

  • 입력 2009년 3월 21일 07시 25분


맞대결 직전부터 고삐를 바짝 당겨야할지, 느슨하게 풀어야할지 고민스러웠던 4번째 일본전.

결국 2-6으로 패해 조 2위가 된 한국은 준결승에서 베네수엘라를 만나게 됐다.

아무리 사활이 걸린 승부는 아니더라도 상대가 하필 일본인지라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그러나 감정과 실리는 별개인 법.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희한한 경기방식과 일정, 까다로운 투구수 제한 규정 등을 따지면 실보다는 득이 눈에 들어온다.

○오히려 보약?

한국-베네수엘라전은 22일(한국시간), 미국-일본전은 23일, 결승전은 24일 열린다.

따라서 한국이 베네수엘라를 누르면 하루를 쉬고 결승에 나설 수 있는 반면 일본은 미국을 꺾더라도 바로 다음날이 결승이다.

종목을 불문하고 대개의 국제대회는 준결승 두 경기를 같은 날 치른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야구 종목의 준결승 토너먼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WBC는 준결승 두 경기를 개별 편성했다.

아울러 WBC에는 투구수 제한규정이 있다. 준결승부터는 1인당 최대 투구수가 100개(1라운드 70개·2라운드 85개)로 늘어나지만 실질적으로는 별 소용이 없다.

불펜투수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50구 이상 투구시 4일, 30구 이상과 이틀 연속 투구시 1일 휴식’의 규정은 1라운드부터 준결승 토너먼트까지 동일하다.

따라서 준결승에서 30-49구를 던진 투수더라도 한국이나 베네수엘라는 결승에 바로 투입할 수 있지만 일본이나 미국은 쓸 수가 없다. 일본전 패배로 한국 선수단은 정신무장을 새로이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찜찜?

한국이 4번째 맞대결마저 승리했다면 상대 전적 3승1패로 일본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일본에 ‘한국 콤플렉스’, 나아가 ‘공한증’을 좀더 앞당겨 심어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또 조 1위 상금 40만달러(5억6000만원)도 놓쳤다.

우리가 일본에 승자전에서 콜드게임 패를 당한 뒤 조 1위 결정전에서 설욕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고 상금 30만달러까지 덤으로 수확한 1라운드와는 정반대 양상이라 조금은 아쉬운 2-6 패배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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