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저격수다웠다. 특히 팀이 부진에 빠진 위기 상황에서 저격수의 발끝은 더욱 예리했다.
몬테네그로 출신의 AS로마 공격수 미르코 부치니치(25)가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인 첼시를 상대로 2골을 폭발시켰다. 부치니치는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조별리그 4차전 첼시(잉글랜드)와의 홈경기에서 후반에만 2골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부치니치는 파누치의 선취골로 1-0으로 앞서던 후반 3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2번째 골을 뽑아낸 뒤 후반 13분, 폭발적인 드리블로 문전으로 침투한 뒤 첼시 골키퍼 체흐와 일대일 상황에서 가볍게 마무리하며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첼시는 후반 30분 존 테리가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에서 클루이(루마니아)에 0-1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는 등 이전 경기까지 1승2패로 16강 토너먼트 진출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AS로마는 이날 승리로 2승(2패)째를 거두며 첼시(2승1무1패, 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섰다.
부치니치는 스팔레티 AS로마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레체 소속으로 2006년 AS로마에 임대됐고, 지난 시즌 리그에서 9골, 챔스리그에서 4골을 득점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 시즌을 앞두고 1200만 유로(194억원)의 이적료로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이날도 일차적으로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한 뒤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나선 스팔레티 감독의 의도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3차례의 유효 슛 중 2개를 골로 연결시키며 기대에 부응했다.
한편,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FC바르셀로나(스페인), 리버풀(잉글랜드) 등 유럽의 전통적인 강호들은 나란히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터 밀란은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아노르토시스 파마구스타(키프로스)와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고, 팀은 2승2무로 조 선두를 지켰다.
FC바르셀로나는 C조 홈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후반 17분 선취골을 넣었지만 후반 37분 동점골을 내주며 FC바젤(스위스)과 1-1로 비겼고, 리버풀 역시 D조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 0-1로 끌려 다니다가 종료 직전 스티븐 제라드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가까스로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