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호에 “안지만 사인 해주세요” 황당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8시 58분


“아저씨, 사인해 주세요.”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리기 전 삼성 전병호는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마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려했다. 이때 덕아웃 옆 관중석에서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꼬마 팬이 그물 앞까지 달려와 전병호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평소 개그맨 뺨치는 말솜씨를 자랑하는 전병호는 처음에는 그 꼬마에게 “나 같은 사람 사인 받아봤자 쓸데없는 사인 받았다고 엄마한테 욕만 얻어 먹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물러서지 않는 그 꼬마가 한 번 더 “사인해 주세요”라고 말하자 전병호는 “하기야 내가 사인할 날이 얼마나 남았다고…”라며 중얼거리더니 꼬마 팬이 내민 모자에 일필휘지로 사인을 해줬다.

이때 옆에 있던 다른 꼬마 팬도 모자를 내밀었다. 전병호가 대구 사투리로 “너도 해달라꼬”라고 말하더니 사인을 했다. 그런데 그 꼬마는 “안지만 선수 사인해주세요”라고 주문했다. 황당한 표정을 짓던 전병호는 “지만이 사인은 나도 잘 모르고, (이)승엽이 사인 해줄까? 승엽이 사인 흉내 잘 낸다”라며 꼬마를 달랬다.

꼬마가 반응이 없자, 그는 “승엽이 모르나? 승엽이 전화번호 가르쳐줄까?”라며 어르기도 했다. 그래도 꼬마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지만이 사인 복잡하다”며 라커룸으로 줄행랑을 쳤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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