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AVC컵 결승진출] 韓 3-0 日…4년 설움마저 강스파이크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55분


2008베이징올림픽 본선 출전 실패로 실의에 빠져있던 한국 여자배구가 드디어 예전의 위용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성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 배구대표팀은 6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준결승 일본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13 25-11 26-24)으로 완승, 결승에 진출했다.

아시아의 오랜 라이벌 일본은 한국에겐 늘 버거운 상대였다. 한국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3-0 승리 이후, 4년간 단 한번도 이긴 기억이 없을 정도로 일본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이 기간동안 한국은 여러 국제무대에서 일본을 11차례 만났으나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비록 일본이 아라키 에리카, 구리하라 메구미 등 주포가 대거 빠진 2진급을 파견했지만 한국 또한 정대영(GS칼텍스), 김연경, 황연주(이상 흥국생명) 등 주력 여럿이 부상과 대표팀 차출 거부로 인한 출전 정지 징계로 나서지 못해 동등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1964년 이후 역대 통산 전적은 43승 68패로 한국이 여전히 열세다.

조직력의 승리였다. 비록 훈련 기간이 1주일 정도였지만 대표팀 12명 가운데 8명이 GS칼텍스 소속으로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낮고 빠른 서브로 일본 수비를 흔들었고, 세터 이숙자(GS칼텍스)의 안정된 토스워크를 중심으로 초반 흐름을 잡았다. 김연경-황연주 대신 ‘좌우 쌍포’를 이룬 나혜원-김민지(이상 GS칼텍스) 콤비는 높은 공격 성공률로 기선을 제압했다.

센터 배유나(GS칼텍스)와 김세영(KT&G)도 블로킹과 속공으로 득점에 가세했다. 1,2세트를 10점 이상 차이를 내며 쉽게 따낸 한국은 3세트 들어 긴장이 풀린 듯 13-19, 6점차까지 몰렸다. 그러나 김민지와 나혜원의 공격이 살아나 24-24 듀스를 만들었고, 이어 나혜원의 블로킹과 이정옥의 스파이크가 잇따라 터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감독은 “무엇보다 연패 기록을 깨 기쁘다. 일본 2진이 나와 오히려 부담이 컸다. 일찌감치 일본을 4강 상대로 보고 사흘 전부터 준비했다. 당초 목표(결승 진출)를 이뤘으니 마음 편하게 결승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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