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드라마 쓴 영웅들 수고했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8일 02시 59분


■ 되돌아본 열전 12일

12일간의 드라마가 끝났다. 무대는 지난달 올림픽이 열린 베이징이었다.

선수들은 4년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고 관중은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에 감동했다. 선수 77명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한 금메달리스트들을 돌아본다.

6일 개막한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은 9일 나왔다. ‘효녀’ 이윤리(34)가 물꼬를 텄다. 이윤리는 사격 여자 50m 소총 3자세 결선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사격은 이지석(34)도 가세했다. 간호사였던 부인 박경순 씨의 도움을 받으며 혼성 10m 공기소총 복사에서 금빛 총성을 울렸다. 한국 선수단 막내 박건우(18·인천은광학교)는 보치아 BC3 개인전 결승에서 그리스 선수를 3-2로 꺾었다.

9일 금메달 3개를 얻은 한국은 11일 다시 금 사냥에 나섰다. 이지석은 혼성 10m 공기소총 입사 결선에서 우승해 2관왕이 됐다. 2004년 아테네 대회 2관왕인 홍석만(33·제주장애인체육회)은 육상 남자 400m 결승에서 47초67의 세계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12일에도 금 소식은 이어졌다. 한국은 보치아 BC3 혼성 2인조에서 우승했고 박건우는 2관왕이 됐다. 사격은 이날도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한 박세균(37·청주시청)이 혼성 50m 권총 결선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고대하던 양궁의 첫 금메달은 13일 이화숙(42·경기도장애인양궁협회)이 여자 개인 리커브 스탠딩 결승에서 우승하면서 나왔다.

남자 양궁은 15일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에 당한 패배를 되갚았다.

탁구는 16일 남자 M4∼5등급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마지막 10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장향숙 장애인체육회장 “기업-지자체, 장애인 더 도와주길”▼

장향숙(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폐막일인 17일 베이징 시내 원진호텔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사회 공헌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장애인 체육”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국민의 격려가 장애인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절감했다”며 “장애인 체육이 사회 공헌 이미지를 쌓는 데 적합한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기업과 지자체들이 이번 기회에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목별로 장애인 실업팀을 창단하는 일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며 “이것이 바로 다음 런던 패럴림픽에 대한 준비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나 공기업의 실업팀 창단과 관련해 장 회장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애인체육 지원 방안을 어떤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대회 기간에 베이징을 방문한 국회의원들에게 정원 외로 장애인 선수를 채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양궁과 탁구 등 전통적 강세 종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데 대해 장 회장은 “다음 대회 때 좋은 약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金 포상금 4500만원-연금 매달 80만원▼

銀 36만원 - 銅 24만원 매달 지급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포상금과 연금은 얼마나 받게 될까.

정부는 장애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4만 달러(약 45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은메달은 2만 달러(약 2250만 원), 동메달은 1만 달러(약 1125만 원). 다관왕에 대한 추가 포상금 지급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는 비장애인의 80% 수준이다. 비장애인 금메달의 경우 5만 달러(약 5625만 원)를 받는다.

정부는 이번 대회부터 포상금에 대한 규정을 정했다. 이전까지는 예산이나 기업 후원금에 따라 그때마다 다른 포상금을 지급해 왔다.

연금도 나온다. 금메달은 80만 원, 은메달은 36만 원, 동메달은 24만 원이 매달 지급된다. 비장애인 금메달의 경우 매달 100만 원이 지급된다.

장애인올림픽 금메달 연금은 매달 24만8000원씩 지급되다 2001년 2월 60만 원으로 인상됐고 2006년 1월 다시 80만 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비장애인과 달리 장애인의 경우 협회 격려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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