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붉은악마들은 어디로 갔나

  • 입력 2008년 9월 6일 08시 27분


마치 10년 전으로 회귀한 것 같았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후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요르단의 A매치. 6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고작 1만6537명의 팬들만이 자리를 메웠다.

1월 열렸던 칠레와 올해 첫 A매치에서 집계된 1만5012명 최소 관중은 간신히 넘겼지만 10일 북한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설 대표팀의 장도를 격려하는 자리치곤 너무 초라했다.

골이 일찍 터졌지만 “대∼한민국”의 함성은 금세 멎어들었다. “최악의 위기”라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한숨에는 한국 축구의 현실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축구협회는 메인 스폰서조차 구하지 못해 2-3억원을 고스란히 손해봤다. 가장 큰 수익을 보장하던 티켓 판매도 저조했다. 방송 중계권만 간신히 찾아간 셈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면 우린 완전히 적자”라고 푸념했다.

사실 2002년을 기점으로 대표팀이 메인 스폰서없이 A매치를 치른 기억은 없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와 치른 평가전에서 메인 스폰서가 7억원 이상의 수익을 보장했던 것을 상기한다면 더욱 초라해진다.

한국은 2002년 월드컵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졸전은 카운터 펀치였다.

한 팬은 “다시는 A매치를 보고 싶지 않았는데, 공짜로 얻은 티켓이 아까워 그냥 경기장에 왔다”고 말했다. 요르단전만을 놓고 볼 때 한국 축구의 미래는 어두웠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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