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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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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상 감독 “해킷 힘 좋지만 기복 심해”
2위로 추격하다 막판 뒤집기 전략 구상
“누구 손톱이 더 긴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거 같습니다. 그 정도로 간발의 차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4일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 수영장. 본경기에 앞서 경기장 감각을 익히기 위해 몰려든 각국 선수단으로 수영장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수영장을 공개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한 자유훈련 시간이었다. 1개의 레인에 10∼15명이 한꺼번에 뛰어들어 몸을 푸는 바람에 앞선 선수의 발차기에 얼굴을 맞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훈련을 해야 할 정도였다.
박태환과 라이벌 그랜트 해킷(호주)은 이날 처음 같은 장소에서 훈련을 했다.
박태환은 전날 입국과 동시에 몸을 푼 반면 같은 날 입국한 해킷은 느긋하게 첫날을 쉬고 이날 오후 늦게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자유형 1500m에서 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는 해킷은 1500m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박태환의 주 종목인 400m 훈련에 집중하며 몸을 풀었다. 박태환은 보조경기장에서, 해킷은 주경기장에 몸을 풀어 두 선수가 직접 마주치지는 않았다.
노민상 감독은 해킷의 영법을 보고 나서 “박태환이 얼마나 물을 잘 타는 감각적인 수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해킷이 큰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는 놀랍지만 중심 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매우 거친 수영을 한다”고 평가했다. 해킷이 연습량을 늘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교보다는 처음부터 힘으로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그는 “예를 들면 선동렬 선수는 부드러운 투구 폼을 이용해 힘과 제구력을 골고루 발휘한다. 그러나 해킷은 투구 폼이 엉망이지만 힘은 좋은 투수로 볼 수 있다. 기복이 심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감각 수영과 파워 수영의 대결이 될 것 같다”는 전망. 해킷의 기교보다는 놀라운 힘을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해킷이 처음부터 힘 싸움으로 나설 것에 대비해 노 감독은 “싸움닭같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전략이 필요할 듯하다. 해킷과 최대한 짧은 거리를 두고 추격하다 막판 스퍼트로 승부를 내야 되겠다. 막판 탄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예선전을 치르면서 작전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원홍 기자bluesky@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