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먹고 잘치고 잘던져 우승반지 꼭 끼고 싶습니다

  • 입력 2008년 7월 18일 02시 52분


한화 ‘최고의 용병 콤비’ 클락-토마스

‘안녕하세요’란 말 외에 가장 정확한 한국어 발음은 ‘비빔밥’이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둘 다 웃으며 “비빔밥”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가장 성공한 ‘용병 콤비’로 꼽히는 한화 브래드 토마스(31)와 덕 클락(32). 멀리 호주(토마스)와 미국(클락)에서 온 이들이 낯선 한국 야구에 훌륭히 적응한 힘은 ‘밥심’에서 나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대전야구장에서 그들을 만났다.

시즌 초 갈팡질팡 구위로 퇴출 위기에 몰렸던 토마스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가 됐다. 16일 현재 이달에만 9경기에 나가 1승 8세이브의 완벽투를 뽐냈다. 23세이브로 구원 선두를 달리며 사상 첫 외국인 구원왕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한국 타자들이 공을 쳐내는 능력은 탁월하다. 다른 리그에서 헛방망이질할 공도 여기선 모두 쳐낸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다.”

홈런 18개, 도루 22개를 기록 중인 클락은 대포 2개만 추가하면 ‘20-20 클럽’에 가입한다.

그는 “도루는 경기 전체를 읽는 눈이 필요하고 홈런 또한 마음먹는다고 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홈런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애 첫 ‘20-20’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구단이 야구장 근처에 마련해 준 20여 평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내(29)와 딸(2)이 곁에 있는 토마스보다 총각인 클락의 고충이 더 큰 듯했다.

클락은 “피자를 시켜먹으려 했는데 나는 한국어를 못하고 점원은 영어를 못해 결국 못 먹었다”며 “말이 안 통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토마스는 “딸의 교육 등 육아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역할은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같다. 미국과 일본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토마스는 “3국의 우승 반지를 모두 끼고 싶다”고 말한 뒤 “올림픽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는 것도 기원한다”며 웃었다.

대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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